국내 진(jean)의류 시장, 다시말해서 청바지 시장이 고급 "패션진"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패션진은 실용성을 강조하는 기존의 진과 달리 개성표현을 중시하는
제품으로 90년만해도 지난해 전체 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40%로 높아졌다.

브랜드 수도 현재 20여개로 90년에 비해 3배이상 늘어났다.

진시장이 불황을 타지않고 빠른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도 패션진의
판매증가 때문이라고 업계관계자들은 설명한다.

패션진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값이 상대적으로 비싸더라도
개성을 표현할 수있다는 점에서 진의 주소비층인 신세대에 강하게 어필하고
있기 때문.

패션진을 선호하는 패션진은 리바이스 리등 일반진과 달리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다.

워싱(Washing)등 제조관련 기술도 기존 제품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있으나 패션진업체들은 그보다는 섹시함과 패션감각을 더 강조한다.

패션진 중에서도 특히 고속성장하는 것은 국내 브랜드의 유럽풍 패션진.

유럽풍 패션진은 게스와 캘빈클라인으로 대표되는 미국식 패션진과 달리
검정색톤이 강하고 타이트한 맛이 나는게 특징으로 선풍의 주역은 93년
선을 보인 닉스(NIX).

이 때를 전후해 등장한 베이직 GV2 스톰 보이런던 등이 나와 게스
캘빈클라인 마리떼프랑소와저버등 인터내셔널 브랜드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국내 디자이너브랜드 제품이 대부분인 유럽풍 패션진의 부상은
국내업체들가 디자인이나 감각에서 외국업체들에 뒤지지않는다는 반증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시장규모 =국내 진의류시장은 지난해 1조원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에는
1조2천억원으로 20%가량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이는 90년의 2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진의류시장은 크게 패션진 중저가진 재래시장진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패션진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40%대.

신규업체와 브랜드가 계속 늘고 있고 유통망도 확충되고 있어 50%대
진입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뱅뱅을 비롯, 캐주얼의류업체가 생산하는 중저가진은 90년대초 20%에서
최근 15%대 점유율을 보이며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90년대초 전체시장의 50%를 점했던 재래시장진도 현재 45%대로 떨어졌다.

<>올해 진의류시장의 특징 =진브랜드가 진 이외의 캐주얼의류를 많이
만들면서 캐주얼전문 패션브랜드로 탈바꿈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진브랜드의 경우 예전에는 전체품목의 70%이상이
진제품이었지만 지금은 캐주얼제품이 늘어나면서 50%도 안된다"고
설명했다.

"나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따라 각 업체들이 여러
브랜드를 런칭시키는 다브랜드전략을 펴고 있는 것도 새로운 경향이 하나.

최대업체인 태승트레이딩은 닉스 스톰,보성어패럴은 보이런던 겟유스트
야, 지브이는 GV2 베이직, 일경은 게스 제드등으로 브랜드를 다양화했다.

신규브랜드가 늘어나면서 브랜드의 타깃고객도 특정 연령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10대후반을 겨냥한 스톰 보이런던 펠레펠레 야 제드, 20대초반이 좋아할
만한 게스 닉스 베이직 겟유스트 마리떼프랑소와저버, 20대초반 여성층을
위한 96NY 시스템진 GV2등이 대표적이다.

<>유통과정 =가격대를 살펴보면 재래시장진은 1만5천-2만5천원, 중저가진은
3만5천-7만5천원, 패션진은 9만5천-13만원 선이다.

패션진이 중저가진보다 2배가량 비싼 것은 유명 디자이너의 제품, 고급
가공처리 기술, "노 세일(No Sale)"정책등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패션진 메이커들은 그동안 제품의 고급 이미지 관리를 위한 노세일
정책을 펴 재고를 창고에 쌓아왔다.

그 손실을 예상해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게 아니냐는 비난도 제기됐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울 문정동을 비롯,목동 창동등지에 이들 패션진브랜드의
상설할인매장들이 많이 들어서면서 이쪽으로 재고를 소화시키고 있다.

상설할인매장에서는 정상가보다 40% 가량 싸게 청바지등을 살수 있다.

단순하게 계산해도 5만7천-7만8천원이면 패션진을 살수 있다는 얘기다.

<장규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