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고제품이나 고장난 제품을 수리해 싸게 파는
"재활용센터"가 알뜰쇼핑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저소득층이 주로 찾았으나 올들어서는 중산층으로까지
재활용센터의 고객의 확대되고 있다는 것.

재활용센터는 사단법인인 전국가전.가구 재활용협의회가 시.군.구의
재활용업무를 위탁받아 설치, 운영하는 중고 및 재활용품 전문매장으로 현재
전국에서 91개가 영업중이다.

지난 95년2월 재활용협의회 출범 당시에는 장롱 쇼파 세탁기 TV 냉장고
컴퓨터 등 가구와 전자제품만 취급했으나 지금은 책 의류 어항 수족관까지
판매한다.

가구 의류 등 일부 품목은 재활용품 뿐만 아니라 중소제조업체의 재고품을
위탁판매하기도 한다.

전국의 재활용센터에서 작년 한햇동안 판매된 가전.가구는 모두 모두
16만여점.

95년에 비해 5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올들어서는 판매량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 양천 재활용센터의 김명화 과장은 "평일에는 50~60명, 주말에는
30~40명의 고객이 찾아온다"며 "올들어서는 주부들뿐만 아니라 개인사업을
하려는 중년남자들도 사무기기를 사러 들르는 등 고객층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재활용협의회의는 소비자들의 이같은 호응에 맞춰 올해안으로 10여개의
재활용센터를 추가 개설할 예정이다.

김태용 협의회 상임고문은 이와관련해 "가전3사가 신규수요 창출을 위해
중고품의 대부분을 수거해 폐기처분하기 때문에 물량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며 "중고제품의 재활용도를 높히기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격 및 애프터서비스 =재활용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중고품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가격이 저렴한데다 애프터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

재활용협의회 관계자는 품목별로 차이가 있긴하나 시중의 중고전문점에
비해 보통 30~50% 정도 싸다고 밝혔다.

품목별로는 TV(14~16인치)가 3만~6만원, 냉장고(1백80~2백60리터)가
4만~7만원선이다.

세탁기(전자동 5~6kg)가 7만~10만원 선이다.

컴퓨터(286AT~486DX4)는 5만~50만원에 판매한다.

규격이나 용량이 큰 전자제품도 취급하지만 대형제품은 물건이 많지
않은게 흠이다.

가구류는 장롱(8~9자)이 7만~20만원, 서랍장(4자)을 2만~5만원,
더블침대가 5만~8만원에 판매된다.

소파(1~3인용)는 1만~4만원 선이다.

옷은 여성의류가 주류로 천원짜리 한장이면 대부분 구입할 수 있다.

중소기업으로부터 위탁을 받아 판매하는 여성의류 재고품은 3천~5천원에
판매한다.

도서는 3백~1천원으로 아동용그림책과 위인전집 등 전집류가 많다.

재활용센터에는 전자 가구 수리 등 각분야의 기술자와 전문가가 있어
판매한 제품이 6개월이내에 고장이 나면 무상으로 수리해준다.

가구제품은 저렴한 가격으로 도색을 해주기도 한다.

배달료는 제품크기에 따라 5천~1만원을 받는다.

<>이용방법 =주부고객이 대부분이어서 그런지 재활용센터는 일반 점포와
달리 주말보다 주중에 손님이 많다.

따라서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하는게 오히려 편리하다.

문은 연중무휴(명절제외)로 열며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상품구색이 다양하지 않은데다 지역별로 나오는 제품의 질에 차이가 있어
재활용센터에서 물건을 살 때는 각지역의 재활용센터에 일일이 문의, 찾는
물건이 있는지 먼저 확인해보는게 좋다.

예컨데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서초구 재활용센터의 경우엔 다른지역
센터에 비해 비교적 양질의 제품이 많다고 한 관계자는 귀뜸했다.

재활용센터를 이용할때 어디에서 운영하는가를 주의깊게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개인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재활용센터가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이들 업체들의 경우 애프터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재활용센터에서는 지역주민들이 갖고 있는 중고품을 대신 팔아주기도
한다.

고장난 제품도 전화만 하면 무료로 수거해가기 때문에 재활용센터는
중고품이나 재활용품을 구입할 때뿐만 아니라 처분할 때도 이용가능하다.

수선이 불가능할 정도로 파손된 제품은 물론 수거하지 않는다.

< 류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