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의 과학화"

광고회사나 일반 기업들이 기회만 있으면 하는 말이다.

소위 감에 의존하는 주먹구구식 광고에서 벗어나 소비자층, TV 라디오의
시간대별 청취율, 신문별 구독자의 특성 등 각종 데이터를 기초로 적재적소에
광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광고의 과학화"를 외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일부 기업주의 경우 시청률이나 구독률 등에 관계없이 "자신이 보는
TV프로그램이나 신문 잡지"에 광고를 내도록 지시하거나 광고효과에 대한
고려없이 개인적인 친분 등으로 특정 매체에 광고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비효율적인 광고는 결국 기업에 쓸데없는 경비부담을 주고 그 결과 "광고는
투자가 아닌 비용"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낳는다.

적자생존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광고의 과학화는 꼭 필요하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경제원칙이 광고에서도 그대로 적용
돼야 한다.

한국방송광고공사는 최근 국내 광고산업의 과학화 기반을 조성하고 광고
자료의 체계화를 위해 "구매력 지수"를 개발했다.

광고공사의 구매력지수는 서울과 5대 광역시, 9개도의 구매력을 계수화한
것으로 국내에서 지역별 구매력지수가 개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각 지역의 상품구매력이 얼마나 되는지 한 눈에 알수 있어 기업들의 광고
전략 수립시 유용한 기초자료로 활용될수 있다는게 공사측의 설명이다.

공사는 특히 구매력지수는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제품및 브랜드선택 구매량
선택 구매시기 등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매력지수는 각 지역의 인구 소득 은행예금 소매업 매출액 자가용 승용차
보유수 가정용 전력사용량 등 6개 요소를 기준으로 산출됐다.

이 지수는 미국의 BPI(구매력지수)나 일본의 민력조사와 유사하다.

그러나 미국 BPI의 경우 인구 소매업 매출액 가처분소득 등 3개 요소만으로
산정되고 있는 점과 비교할때 공사의 구매력지수가 좀더 정확하다고 할수
있다.

96년을 기준으로 한 공사의 구매력지수에 따르면 서울의 구매력을 1,000으로
했을때 경기도가 556으로 두번째로 높다.

이어 부산과 경남이 각각 284와 271로 서울의 4분의 1정도이다.

구매력이 가장 높은 서울과 제주도(38)간에는 26배의 구매력차이가 있다.

기업들은 이 광역시도별 구매력지수를 신문과 방송사의 지역별 구독률과
시청률에 맞춰 광고매체를 선정하고 광고비도 책정하는 자료로 활용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사는 이번에 나온 지역별 구매력지수에 경제성장력지수와 광고집중력
지수를 추가해 오는 6월말쯤 종합적인 "광고잠재력지수"를 개발해 발표할
예정이다.

< 이정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