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한국도로공사, 대한송유관공사등 정부투자기관들이 앞다투어
정보통신사업분야(C&C)를 강화하고 있다.

송전선, 고속도로, 송유관과 같은 사회간접자본(SOC)을 관장하고 있는
이들 공기업들이 기존 시설을 활용해 수익성 높은 정보통신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는 셈이다.

한전의 움직임은 그중에서도 가장 활발하다.

한전은 최근 기존 정보통신 관련부서였던 정보통신처와 정보통신사업실을
통합, 정보통신본부로 승격시켰다.

케이블 TV 전송망사업,회선임대.국제전화.시내전화사업등 해마다 확장되고
있는 C&C부문을 경영진 차원에서 직접 챙기겠다는 판단에서다.

또 원격검침,배전자동화와 같은 한전내 정보화 시스템 구축도 이 부서의
주요 소관업무중 하나다.

한전은 지난 94년 케이블 TV 전송망사업에 진출한 것을 필두로 96년에는
회선임대사업(두루넷)과 국제전화사업(온세통신)에 각각 9.9%와 4.9%의
지분율로 참여했다.

또 제2시내전화사업자로 선정될 것이 확실한 데이콤 그랜드 컨소시엄에
2대주주로 참여가 결정됐으며 올 6월에 사업자가 선정될 예정인 시외전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배전공사 단가계약및 자재조달등과 관련해 CALS(정보표준화
시스템)구축 <>대입원서 전자접수 확대등 부가통신사업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한전관계자는 "한전은 현재 한가닥의 광케이블로 3만2천여개의 통신회선을
동시 전송할수 있는 광통신설비를 전국적으로 7천9백km 가량 보유하고 있다"
며 "국가 기존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정보통신 서비스의 수준을 제고한다는
취지에서 앞으로도 이 분야에 적극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오는 8월 고속도로에 병설된 광케이블망이 현재 7백km에서
1천4백여km 확장되는데 맞춰 제일제당과 함께 별도법인을 설립, 회선임대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교통정보망등으로 이용되던 광케이블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시외전화는 물론 인터넷,원격영상회의등 활용범위가 넓은
회선임대사업에 진출키로 했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또 오는 6월 제2시외전화사업 선정에 제일제당과 컨소시엄을
이뤄, 한전이 참여하는 온세통신과 경합을 벌이게 된다.

정부 재투자기관인 대한송유관공사는 지난해 회선임대사업체인 GNG텔레콤을
설립, 올 8월부터 1차 서비스를 개시해 연말부터 전국적인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송유관공사의 경우는 지상권이 설정된 송유관로에 케이블을 추가로 설치
한 것이다.

1천4백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서울~대전~여천, 서울~대전~부산등 전국
9백km 구간을 역Y자형으로 연결하게 된다.

한 정부투자기관 관계자는 "프랑스나 일본같은 선진국들의 경우 도로
철도 수도 가스분야의 공기업들이 너도나도 네트워크 사업에 진출해 있다"며
"이는 국가 재원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 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