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과 제2금융권이 어음교환문제를 놓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정지태 상업은행장과 장만화 서울은행장은 최근 수차례에 걸쳐 "제2금융권
어음을 막아라고 기업들에 돈을 내줄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과 한두달 전까지만해도 은행들이 기업부도를 막기 위해 제2금융권 어음
결제자금을 대주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이들 은행장들은 특히 "기업체가 부도나면 결국 제2금융권도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며 "6월말에 만기돌아오는 3개월짜리 어음을 벌써 돌려버리면
어떡하냐"며 제2금융권의 행동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은행들의 입장이 워낙 강경하다보니 종금사의 어음교환은 요즘 다소 수그러
드는 기색도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2금융권, 특히 상호신용금고 할부금융사들은 자금난
기업의 어음을 꾸준히 교환에 회부하고 있다.

이들 입장에서도 자산규모가 영세하다보니 대출금의 안정적인 회수가
우선적인 과제로 돼있는 상황이어서 어음교환을 일방적으로 비난할수도
없다.

어떻든 일부 자금난 기업들은 은행보다는 제2금융권에서 대량으로 자금을
끌어다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제 제2금융권 미니 금융회사들의 "기침"에
은행들이 "감기"를 앓는 상황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