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그룹에 대한 추가지원을 놓고 숨가쁜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

진로그룹의 장진호 회장이 16일 오전 장만화 서울은행장, 정지태 상업은행장
을 차례로 면담한데 이어 오후에는 김하규 진로 상무(그룹 재무총괄)가
서울은행을 찾아가 추가 담보제공 문제를 장시간 협의했다.

그룹측은 이날 오전 오후에 걸친 은행과의 접촉에서 주식담보를 포함해
상업은행에 2천7백억원, 서울은행에 2천3백억원을 긴급 지원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상업은행에는 당장 1천억원정도의 자금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날 장진호 진로회장과 접촉한 장만화 서울은행장은 "제2금융권이 어음을
일방적으로 돌리면 무조건 다 막아줄수는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은행측 관계자들은 진로그룹이 이날 그룹 자구계획에 관해 진일보된 방안을
은행에 제시하는 등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으나 은행도 당장 자금이 부족
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설명.

은행측은 추가지원이 있으려면 단순한 주식담보 외에 주식 포기각서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으며 장회장도 채권기관 등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한다는 자세였다고 전해졌다.

<>.상업은행과 서울은행은 진로 처리문제를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 상정해
공동처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이들 은행은 진로가 주식담보까지 수용하겠다고 나서고있는 만큼 금융기관들
도 이를 수락할 것으로 판단.

만약 이들 은행의 희망대로 진로문제가 채권금융기관협의회로 옮겨갈 경우
회생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번 은행장들이 합의한 "협약"을 보면 공동실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는
어음교환을 중지하기로 했고 만일 이를 위반할 때는 위약금을 물리게 돼있어
시간을 벌게 되는 셈.

문제는 제2금융권의 태도.

현재 매일 5백억원규모의 어음이 돌아오고 있어 제2금융권이 동참하지 않을
경우 상황은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은행들은 연장을 걸어주면서 어음을 막아주고 있는데 채권금융기관협의회가
구성될 때까지 군소기관의 어음은 결제해준다는 입장이다.

< 하영춘.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