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가 차를 말한다"는 광고문구가 있듯 자동차에 장착되는 각종
방진고무류는 완성차의 품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로 꼽힌다.

방진고무가 어떻게 만들어졌느냐에 따라 주행시 소음과 진동의 유무가
결정되기 때문.

고무의 형상에 약간의 오차만 생겨도 주행중이나 급제동시 여지없이 소음
또는 이상진동이 발생한다.

방진고무는 그만큼 고도의 기술과 한치의 빈틈없는 품질을 요구하는
품목이다.

평화산업(회장 김건기)은 국내 자동차용 방진고무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으며 품질규격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의 닛산 도요타등에 수출도
하고있는 국내 선두업체이다.

특히 일본 마즈다의 99년 신형모델에 사용될 방진고무류 공급업체로
내정돼 오는 5월께 계약체결이 이뤄질 전망.

이 회사가 지난 92년 개발한 "하이드로 마운트"(액체봉입형 방진고무)는
당시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품목으로 현재 국내 완성차업계에 1백% 납품하고
있다.

자동차의 누유방지등 실링역할을 하는 방유고무류, 호스류및 산업용
고무부품류도 생산하고있는 평화산업의 목표는 오는 2천년 세계
5위이내의 자동차고무업체로 발돋움하는 것.

이를 위해 평화산업은 회계 재고 판매 생산등 전부문에 걸쳐 통합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설비자동화를 꾀하는등 품질경영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이 회사가 지난93년 QM을 도입할 당시만 해도 자동차산업의 급성장으로
매출은 늘고있었으나 외형증가속도만큼의 관리력이 미치지못했다.

또한 품질분임조별로 토의를 시키고 현장에서 불량난 제품을 놓고
"화형식"을 가져도 사원들의 품질경영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품질개선이
이루어지지않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평화산업은 "3현"이라는 분임조활동을 전개해나갔다.

"현장"에서 "현물"을 보고 "현실"에 맞게 대처해나간다는 것.

아울러 매월 1번씩 품질개선사례를 발표케 하고 해당조에 포상하는
"인센티브"를 실시했다.

이는 그대로 "표준이 잘못됐다""금형이 잘못됐다"는등 현장에 산재해있는
각종 문제점도출과 함께 확실한 개선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월 2천종에 이르는 소량다품종의 고무부품을 생산 관리하다보니
품질분임조활동이 성과만큼 큰 효과는 없었다.

생산량증가와 신차모델개발에 따른 신제품개발이 속속 이뤄지는데도
생산과 판매가 별도의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비효율"로 인한 관리력부재로
문제점이 해결되지못했던 것.

이같은 상황이 급변한 것은 95년 생산과 판매를 잇는 통합전산시스템이
사내에 구축되면서부터.

재고 공정 출하 인사 노무 회계 자재등 전 부문이 통합관리되고 생산치와
판매치가 리얼타임으로 나오면서 생산성향상과 함께 매출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91년 2.1 5%에 달하던 불량률이 96년 0.2 5%로 줄어들었습니다.

노동생산성역시 91년을 1백으로 기준할때 96년엔 2백27.4로 뛰어올랐지요"

평화산업의 조치호사장은 "무엇보다도 종업원 모두가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품질경영의 소득"이라고 말한다.

올해 예상되는 매출규모는 1천1백30억원.92년(5백13억원)보다 무려
두배가 넘는 수치이다.

평화산업의 내년목표는 현재보다 생산성40%향상, 원가절감 10%를 이룩해
기술과 품질에 관한한 세계 5대업체로 발돋움하는 것.

"이제는 고무부품이 자동차수명과 같아야합니다.

외부에서 품질얘기가 나온다면 아예 생산을 하질 말아야한다는 마인드가
갖춰있어야 생존할수 있지요"

조사장은 앞으로 "폴란드 인도등 해외 진출을 본격 검토하겠다"고 밝힌다.

< 신재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