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잇단 대형부도 여파로 할부금융사들이 기업에 자금을 대출하는
팩토링 영업실적이 급감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아남" "대우" 등 전국 31개 할부금융사들의 팩토링
잔액은 지난 3월말 현재 2조2천8백45억원으로 전월보다 10.3%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할부금융사의 자금대출 실적에서 팩토링이 차지하는 비중도
27.7%로 전월보다 5.6%포인트 줄었다.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많게는 전월보다 27% 줄어든 할부금융사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팩토링 영업에서 할부금융사로 전환한 팩토링 전환사들은 모두 팩토링
잔액이 줄어 상대적으로 크게 부진을 보였다.

할부금융업계의 팩토링영업 위축은 한보와 삼미 부도로 인한 기업의 신용도
추락으로 신용을 기반으로 기업에 자금을 대주는 팩토링을 통한 신규여신이
줄고 기존 대출금에 대해서도 만기연장을 하지 않고 자금회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은행과 종금사 등에서 자금을 못빌린 기업들이 자주 찾는
할부금융업계의 팩토링 축소로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
이다.

할부금융사의 한 관계자는 "할부금융은 소액으로 여러소비자에게 대출하는
만큼 리스크가 분산돼 있지만 팩토링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크다"며 "기업의
신용도가 회복되지 않는 한 팩토링 감소세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일부 할부금융사들은 할부금융업이 소비자금융을 목표로 출발한 것인
만큼 팩토링이 줄고 할부금융의 비중이 커지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오광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