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성 가계대출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4분기중 일반은행의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1조4천8백6억원에 그쳐 작년 1.4분기 이후 분기별로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증가액은 96년 1.4분기 1조5천1백4억원에서 2.4분기
3조1천8백11억원으로 2배 가까이 치솟았다 3.4분기 2조7천3백74억원,
4.4분기 2조1천7백70억원 등으로 감소세를 보여 왔다.

이에 따라 지난 3월말 현재 가계자금대출 잔액(46조9천6백26억원)이 은행
총대출금(1백66조8천22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8.2%로 작년말의 28.4%
보다 다소 낮아졌다.

계정별로 보면 은행계정의 가계대출은 금년 1.4분기 1조5천9백5억원이
증가해 전분기의 1조9천4백31억원보다 18.1% 감소했다.

신탁계정 가계대출의 경우 전분기에는 2천3백39억원 증가했으나 올
1.4분기에는 1천99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해 5월 신탁제도개편 이후 신탁자금이 일반 저축성예금으로
많이 빠져 나가 은행들의 신탁대출 여력이 줄어든데다 일반인들도 금리가
비싼 신탁대출을 외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 감소는 경기부진에 따른 과소비위축 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