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한국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몰아넣은 장본인이라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최근들어 철강.조선.자동차 섬유 석유화학 등 한국경제의 등뼈를 이루고
있는 거의 모든 주력 산업이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의 고충은 반도체 산업이 느끼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개당 50달러선까지 이르던 16MD램 반도체가격이 거의 6달러선까지 떨어진
데 따른 반도체부문의 위기감은 유례가 없는 것이라는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들어 반도체값이 12달러선까지 올라 반도체업계에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럽고도 희망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를 단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반도체시장의 향후 전망에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반도체시장의 장.단기 전망을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놓은 "업종별 동향과
전망"을 살펴본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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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

[ 현황 ]

지난해까지만해도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양산경쟁으로 메모리반도체의
공급이 넘쳐 가격폭락현상을 보였다.

올들어서는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메모리 반도체생산을 줄여
가격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 반등세의 징후는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우선 수출 주력품인 16메가D램의 해외 현물시장가격은 지난 1월 개당
6달러선까지 하락한후 반등하기 시작, 3월이후 10달러선으로 치솟아 현재
11달러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형거래선 가격도 이에 편승, 9달러선까지 올랐다.

64메가D램은 연초 64달러에서 현재 45달러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새로운
수요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채산성악화를 막기위해 감산을 통한 출하량을
조정하는 것도 가격형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일본 반도체 생산업체들은 생산량을 늘리는 것을 억제하고 설비투자를
10%정도 줄이는 등의 움직임을 보여 가격하락이 주춤해진 상태이다.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이같은 동향과 향후 수요를 감안할 때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보다 9.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의 1백78억달러보다 3.4% 늘어난
1백84억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전망 ]

좀 더 구체적인 반도체 시장전망을 해보면 메모리 시장은 그동안 가격
하락세를 보였지만 윈도NT MMX 등 신기술을 채용한 개인용컴퓨터(PC)가
하반기이후 본격 출시되고 PC의 메모리 용량증대 및 정보기기의 디지털화
등에 의해 수요가 확대돼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 PC경기가 당초 예상대로 성장할 것인지가 큰 관건이다.

주요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생산량 줄이기 조치는 올 상반기 동안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격상승으로 하반기이후 감산체제가 약화되고 대만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양산체제에 돌입하게 되면 공급량 증가에 따른 가격하락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6메가D램의 가격은 4~5월께 13달러 전후까지 상승한후 6월이후 다시
소폭의 감소추세를 보이면서 연말에 9달러 정도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64메가D램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 연말에 36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본격적으로 수요를 형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3월말이후 가격안정으로 수출여건이 회복되더라도 상반기전체의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가격폭락의 영향이 시작되기 전인 3월까지 워낙 수출실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올 하반기수출은 가격하락을 감안하더라도 실적이 나빴던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27.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전체적으로 반도체 수출증가율은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 수출액도
6억달러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정보통신 ]]

[ 현황 ]

최근 정보통신업계 시황은 컴퓨터 유통업체의 잇따른 도산이 말해주듯이
빨간 불이 켜져있지만 향후 전망은 나쁜 편은 아니다.

무엇보다 정보통신 분야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이동전화
설비비폐지 초고속통신망구축 등 성장여건도 좋은 편이다.

올 하반기에 이동통신이 더욱 대중화되고 새로운 방식의 컴퓨터가 본격
생산될 경우 정보통신 시장의 성장세를 기대해볼 만 하다.

지난 1월말부터 시작된 컴퓨터 유통업체의 연이은 도산으로 4천여개의
조립업체와 유통업체들이 몰려있는 용산상가에 공동화현상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일부 자금난에 빠져있는 업체들의 무차별 투매로 기존 컴퓨터의 유통
업계가 대혼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도 개인용 컴퓨터(PC)통신의 유료가입자가 1백50만명에
달하고 시장규모는 1천2백억원정도로 확대돼 10년 적자에 허덕이던 PC통신
업자가 지난해 결산에서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부 PC매니어들을 중심으로 이용되던 인터넷이 올들어
일반인에게까지 확산되고 있기도 하다.

또 지난해 6월에 선정된 신규통신사업자들이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설비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들어 3월에 개시된 CT-2(발신전용휴대전화)서비스는 기지국 및 관련장비
시장규모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전망 ]

PC 이동통신 통신기기를 중심으로 향후를 전망해보면 PC의 경우 지난
1,2월의 전체 PC판매규모는 31만7천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
증가에 그쳤으나 노트북 PC는 대학가의 수요증가로 3만대가 판매돼 6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노트북PC의 수요는 지난해보다 75%성장한 35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터넷과 인트라넷이 점차 확산되면서 하반기부터 윈텔의 넷PC와 오라클
진영의 NC의 출현이 예상되기도 한다.

이동전화는 서비스개시 1년만에 1백만명 가입을 돌파한 CDMA단말기의
비약적 성장에 힘입어 2월말현재 3백30만명의 가입자를 기록하고 있다.

3월부터 CT-2서비스 개시에 따라 본격적인 이동통신의 대중화시대를 맞아
올해 가입자는 1백만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CT-2신규 가입자는 평균 4천명에 달하고 있다.

7개사가 통신사업자로 추가 선정됨에 따라 통신기기업계는 호황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2시내사업자와 제3시외전화사업자 등 7개분야에서 신규통신사업자가
상반기중 선정돼 하반기부터 설비투자가 시작될 것으로 보여 교환기
기지국과 같은 유무선통신장비를 비롯한 통신기기 시장은 지난해보다
40%이상 성장한 7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