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 건설업계가 그동안의 무한경쟁을 지양하고 제3국 공동진출을
적극 활성화시키기로 한것은 양국 건설업계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인접된
수주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이다.

특히 메콩강개발계획을 추진하는 동남아를 및 서남아 중국 남미등지에서
쏟아져 나올 인프라시설등 대형 프로젝트를 겨냥,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해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보다 나은 방안이라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따라 앞으로 양국 업계의 협력은 과거처럼 공사의 단순분담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획 자금조달 설계 시공 감리 유지 등 모든 공정/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외국의 경우 지금까지 국적이 다른 건설업체간 기술제휴 지분분배
등을 통한 제3국 동반진출은 매우 일반화돼 있다.
노르웨이-덴마크는 장대 터널, 영국-이태리는 감리및 공정관리등의 분야
에서 민간 건설업체간 공동진출및 시공이 이뤄지고 있으며 일본만해도 미국
의 건설업체와 인텔리전트 빌딩분야에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나라의 건설업체들이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기술력 확보외에
장기저리의 자금조달이 용이하고, 신용도 평가등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며, 한일 양국 건설업체가 협력관계를 모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해외건설시장에서 한일 양국 건설업체간 공동진출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BOT BOO방식에 의한 대형 토목공사와 SOC관련 프로젝트및
개발형 사업등이다.

구체적으로는 국내 건설업계의 기술경쟁력이 있는 댐 항만 교량 고속도로
운하등의 인프라관련 공사와 주택 레저단지및 블럭개발등의 분야에서 많은
동반진출이 예상된다.

해외건설 역사가 40년에 이르도록 한일 양국 건설업체가 제 3국에서 합작
공동하도급등을 통해 수행한 건설공사는 모두 1백78건, 54억달러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제까지는 중동 동남아등지에서 덤핑 응찰 등을 일삼는 등 협력보다는
심한 수주 경쟁에 치중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 보다 실질적 협력관계를 구축키로 함에 따라 양국 건설업체간
출혈경쟁이 상당수준 줄어드는 것은 물론 정보 설계 감리 공정관리등 각종
분야의 기술 수준을 높이는 계기도 마련하게 될 것으로 평가된다.

<방형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