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투자재원 자립도가 14년만에 80%대로 떨어져 외채 확대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6년 총저축률(34.6%)을 총투자율(38.6%)로 나눈
투자재원 자립도는 89.6%에 그쳐 지난 82년의 84.4%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투자에 비해 저축이 부족하면 그만큼 해외차입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재원 자립도가 낮을 수록 외채가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투자재원 자립도는 특히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경쟁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고 있다.

일본의 투자재원 자립도는 1백9.8%(94년)며 대만은 1백11%(94년), 싱가포르
는 1백16.2%(92년)로 세나라 모두 국내 저축으로 투자재원을 충분히 조달
하고도 남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투자재원 자립도는 지난 93년 1백%였으나 과소비 확산으로
94년 97.8%, 95년 96.8%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올해도 지속적인 민간소비 증가와 수출.경기 부진에 따른
기업저축 감소로 투자재원 자립도가 88.6%로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높은 저축률에도 불구하고 이를 초과하는 왕성한 투자로
해외차입이 불가피한 경우라면 외채는 큰 문제가 안될 수도 있으나 높은
소비성향과 낮은 저축으로 외채가 늘어난다면 이는 향후 채무상환에 대한
부담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