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체 경영자 3명중 1명꼴로 부도위기를 경험했으며 SOC관련
토목공사와 환경관련 사업을 장래 유망사업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박정희 전대통령을 국내 건설산업
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인물로 인식하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8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홍성웅)이 최근 도급순위
3백위 안에 드는 건설업체 최고 경영자 1백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0.5%가 부도위기를 경험해 건설업계의
불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30대 기업군은 13.6%, 31~1백대는
31.4%, 1백대~3백대는 37.8%가 부도위기를 겪어 중소업체일수록 부도위험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은 부도원인으로 건설경기의 침체(47.6%)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고
다음으로 <>무리한 사업투자 31.4% <>덤핑수주에 의한 경영악화 11.4%
등으로 답했다.

또 건설 경영자들은 단기적으로 유망한 건설사업으로 38.1%가 대형 SOC
토목사업을 지목했으며, 다음으로 해외개발형사업(21.0%), 엔지니어링 부문
등을 꼽았다.

장기적으로는 54.7%로 환경관련 사업이 전망이 좋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엔지니어링 부문과 첨단건축물 사업이 각각 12.8%로 나타났다.

이들은 건설시장 개방이 갖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행정규제 완화를
25.7%로 꼽아 아직도 행정규제로 인해 기업을 경영하기가 수월치 않은
단면을 보여줬으며 이어 <>경쟁력 제고 21.9% <>선진 경영기법 도입 20.0%
<>우수인력 및 선진기술 도입 용이 15.2%로 답했다.

반면 시장 개방의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국내 건설업체가 시공업체로 전락
(40.6%)하는 것을 가장 우려했으며 이어 대기업 위주의 건설시장 형성과
중소기업의 위축을 29.2%로 지적했다.

이와함께 최고 경영자들은 정부의 역할에 대해선 상반되게 평가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은 건설산업의 발전에 커다란 역할을 하는 계층으로 건설관련 정책
입안자를 41.7%로 가장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동시에 건설산업발전을 가장 저해하는 계층 역시 공무원(52.3%)과
건설정책입안자(30.8%)라고 답했다.

이는 정부역할이 건설산업발전에 중요함에도 불구, 실제로는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지 못하며 오히려 발전을 저해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셈이다.

또 건설산업이 국내 주요 기간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건설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는 정주영 현대그룹명예 회장을 32.7%로 가장 많이 꼽았으며
다음으로 박정희 전대통령(11.2%), 최원석 동아그룹 회장겸 대한건설협 회장
(6.1%) 등의 순이다.

이밖에 전직 대통령의 임기중 활동에 대해선 박전대통령를 95.1%로
압도적으로 높이 평가했고 김영삼 대통령(2.9%), 이승만.전두환 전대통령이
각 1%이며, 노태우 전대통령의 활동에 대한 응답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방형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