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4일낮 청와대에서 김상하 대한상의회장, 최종현
전경련회장, 구평회 무역협회회장, 박상희 중소기협중앙회장, 김창성
경총회장등 경제5단체장과 오찬을 갖고 경제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다음은 대화요지.

<> 김대통령 =어려운 경제현실을 함께 걱정하고 여러분들의 고견을 듣고자
이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현재 우리경제의 어려움이 경기순환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난 것이
아니라 우리경제가 안고있는 구조적 문제점이 함께 나타난 결과입니다.

경제지표로 나타난 것보다도 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기업이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충분히 극복할수 있습니다.

오늘은 주로 여러분들의 말씀을 듣겠습니다.

경제살리기를 위해 갖고 계신 의견을 말씀해 주십시요.

<> 김 대한상의회장 =지금은 어렵지만 2~3년후를 생각해서 민간투자를 더
늘려야 합니다.

여기에는 대기업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기업들은 원가절감, 경영혁신을 통해 기업살리기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노사평화와 고용안정이 중요합니다.

경제주체들이 일관성있고 체계적으로 노력해야 경제를 살릴수 있습니다.

이와관련해 몇가지 건의사항을 드리겠습니다.

금융개혁을 과감히 추진해 금융이 원활히 돌아가게 해야 합니다.

금융제도도 선진국수준으로 만들어 외국자본이 자유롭게 들어올수 있도록
외국인투자나 자본자유화가 한걸음 더 나가야 합니다.

또 민간 SOC투자가 부진한데 보다 활성회될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금융개혁이 기업활동에 미치는 효과가 큰 만큼 빠르고 효과적으로 풀어서
기업의 자유활동 여건을 조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 최 전경련회장 =경제가 어려운 근본문제는 89년이후의 임금인상입니다.

아무리 자동화를 해도 1년에 10%이상 원가절감은 어렵습니다.

그런데 매년 20%씩 임금이 올라가 경쟁력이 떨어지고 수출이 부진하게 된
것입니다.

기업단위로 봐서 노사협상이 잘되는 기업도 있는데 다른 기업에서 임금이
올라가면 안따라 갈수가 없습니다.

또 금리를 국제수준으로 해줘야 합니다.

임금인상억제와 금리인하가 우리 국가경쟁력향상의 핵심과제입니다.

지난 3년간 기업은 나름대로 노력해서 조선, 자동차분야등에서 기술개발도
많이 했으나 원가상승으로 수출이 막힌 것입니다.

결국 고비용이 문제입니다.

<> 박 기협중앙회장 =고임금은 바로 대기업이 선도했습니다.

금리는 금개위의 단기과제인데 금방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금융산업의 진입은 규제되어 있으면서 금리를 풀어 놓으니 경쟁이 안돼
금리가 오르고 있습니다.

은행이 비능률적입니다.

정부가 개입해 금리를 인하하는 쪽으로 금융개혁을 추진해야 합니다.

대기업의 사치품수입도 문제입니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도 현장밀착형이 돼야 합니다.

정부가 아무리 중소기업을 지원하려고 해도 금융기관이 대출을 안해주고
있습니다.

중소기협중앙회안에 금융기능을 보강해 주었으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중소기업도 경쟁력을 가지려면 스스로 공부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한보사건이후 은행 임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있는데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정부가 이점을 감안해 주기 바랍니다.

<> 김 경총회장 =개정된 노동법이 노사양측에서 잘 지켜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노든 사든 누구든지 법을 안지키면 정부가 단호히 조치해 주시기 바랍니다.

임금인상을 퍼센트로 표시하지 말고 금액으로 표시해야 합니다.

미국 일본등 선진국도 금액으로 표시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차이를 무시하고 퍼센트로 표시하는 것은 불합리
합니다.

임금및 단체협약에서 공기업들이 솔선수범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구 무역협회장 =우리경제를 인체에 비유한다면 기가 빠진 상태이기
때문에 빨리 기를 불어 넣어야 합니다.

은행이 꽁꽁 얼어 붙어 돈은 있는데 돌지 않아 문제입니다.

새경제팀이 들어와서 긴축재정, 규제완화등에서 진일보하여 희망적인
분위기가 보입니다.

외국인투자를 과감하게 풀어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에 공장을 짓고 운영하면서 세금을 내면 우리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싱가포르나 대만의 경우에서 배워야 합니다.

수출증대를 위해서는 역시 금리안정이 핵심입니다.

금리안정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금개위의 활동을 통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금리를 국제수준으로 조정한다는 선언만으로도 기업들의 기를 살릴수
있습니다.

근검절약운동에 대해 외국에서 오해가 많은데 기회가 있을때마다 설명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돈줄이 막혀 고통을 받고 있으니 모범중기에 대해서는 신용
대출관행이 정착되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 김대통령 =솔직한 얘기 감사합니다.

여러분 말씀중 정부가 할수 있는 일은 과감히 추진하겠습니다.

경제살리기는 나라살리기이므로 여러분이 앞장서 주기 바랍니다.

과거에도 어려웠지만 모두 극복했습니다.

무에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최선을 다합시다.

앞으로 능력있는 기업은 자기신용으로 해외에서 충분히 자금을 얻어쓸수
있도록 함으로써 대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동시에 중소기업의 자금난도
해결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은행이 경색돼 있다고 하는데 정치, 사회적으로 안정되면 은행도 경색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 고비를 넘기면 풀어질 것인 만큼 어렵더라도 조금만 더 참아주기
바랍니다.

정부차원에서도 금융기관의 어려움을 간과하지 않겠습니다.

금개위의 활동결과에 따라 금융제도가 개선됨으로써 금리안정의 바탕이
마련될 것입니다.

< 최완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