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삼미 부도 등으로 홍콩 등 아시아시장에서의 장기 해외차입이
어려워지자 국내 은행들은 "탈 아시아" "탈 미달러화"를 골자로 자금조달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홍콩등 아시아시장에서 한국계 기관의 장기차입
여건은 전혀 호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신용은행은 지난달 홍콩 ABN-Amro은행과 1년만기 1년짜리 본드를 발행
하는데 합의했으나 계약성사 직전 삼미그룹의 법정관리신청으로 차입에 실패
했다.

또 연초부터 아시아시장에서 차입을 시도해온 상업 신한은행 등도 아직
매수기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국민 서울 제일은행 등은 아시아지역을 떠나 지역다변화전략을
구사, 이종통화로 장기차입을 시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현재 독일에서 마르크화로 2억달러규모를 조달한다는 계획 아래
유럽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이 은행의 이대훈 국제금융팀장은 "독일마르크화로 차입한뒤 미달러화로의
통화스왑을 통해 조달금리를 낮출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신용은행의 경우 홍콩시장에서 잇따라 차입이 무산되면서 유럽 호주
미국 등지로 눈길을 돌려 상반기중 3~4억달러규모의 변동금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제일 서울은행도 해외점포를 통해 미국과 유럽 등지의 투자은행들과 접촉을
갖고 있다.

이에 앞서 한일은행은 지난달 3억마르크의 고정금리채(만기 3년)를 발행
하는데 성공, 이달 14일께 독일 뮌헨에서 서명식을 남겨 놓고 있다.

<조일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