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가 80년대초 이후 15년만에 처음으로 조업단축에 들어간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빠르면 오는 7일부터 전공장의 조업
단축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현대자동차외에도 재고가 크게 늘고 있는 기아 대우 등도 재고가 계속
쌓일 경우 조업단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조업단축에 따른 파급영향 및
조업단축방법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자동차업계가 조업단축에 들어가기로 한 것은 불황에 따른 판매부진으로
자동차 재고가 20만대에 육박하기 시작한데 따른 것이다.

통상산업부가 이날 자동차업계의 3월말 현재 자동차업계의 재고를 조사한
결과 당초 10만대를 약간 웃돌 것으로 예상되던 완성차 재고는 18만1천4백
90대(내수재고 12만4천6백26대, 수출재고 5만6천8백64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가 6만대를 넘어서자 조업단축을 결정한 현대자동차는 우선 2교대
작업은 그대로 유지하되 잔업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주.야간조 모두 2시간씩의 잔업없이 8시간씩 작업을 하게 돼 하루
공장가동시간은 20시간에서 16시간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월간 생산량은 12만대 수준에서 9만5천대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완성차업계의 조업단축으로 협력업체들도 연쇄적인 조업단축은 물론
근로자들의 급여 축소도 불가피하게 됐다.

한편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이날 오전 서울 63빌딩 협회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동차업계가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은 불황 탓이기도
하지만 정부의 현실과 동떨어진 세제와 자동차 수요억제책 등에 큰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불합리한 세제와 수요억제책을 전면 개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특별소비세 인하, 1가구 2차량 중과세 폐지 등 각종 세제 개편
<>선진국보다 높은 환경수준 등 수요억제책 완화 <>혼잡료 통행료 징수확대
등 교통관련 정책 완화 등을 골자로 하는 건의문을 청와대를 비롯한 8개정부
부처에 제출했다.

< 김정호.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