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들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로 쌓아올린 경제의 공든탑이 지금
무너지려 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부러움을 샀던 우리 경제가 세계와의 경쟁에서 뒷전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국민 모두가 경제의 어려움을 크게 걱정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잘 압니다.

정부 여당은 경제가 이렇게 된데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정치인들도 자성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야말로 경제를 살리는 일에 모든 힘을 합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여야는 최근의 심각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초당적인 협력과 국민
모두의 협조와 동참, 그리고 어떠한 고통도 나누어 가져야 한다는데 의견
일치를 보았습니다.

지금도 결코 늦지 않았습니다.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민족의 저력과 지혜를 다시
발휘한다면 지금의 어려움을 능히 극복해 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국민 모두가 다시 떨쳐일어나 허리띠를 졸라매고 경제회생을 위해 땀과
정성을 모은다면 우리는 반드시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경제를 살리는데 우리 정치인들이 앞장 서겠습니다.

먼저 금년 정부예산에서 2조원을 삭감하고 소비를 줄이며 근검절약을
솔선수범 하겠습니다.

물가안정을 통하여 서민의 가계를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사치와 낭비를 억제하고 저축운동에 동참해 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기업인들은 불요불급한 경비를 줄이고 경영쇄신에 앞장서며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산업활동의 주역인 근로자들은 당면한 어려움을 헤아려 품질향상과
생산성 제고에 땀을 쏟아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전국의 사업장에서 번지고 있는 노사화합의 분위기는 국민에게 경제
회생의 서광을 비쳐주고 있습니다.

근로자와 기업인들은 노사화합과 협력만이 경제난 극복의 지름길이라는
인식아래 "노사화합선언"과 "노사 한마음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신과 실천운동이 우리경제를 되살리는데 큰 힘이 되리라 믿으며
국민 모두가 경제난극복의 주역이 되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국민 여러분, 여야는 지금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경제난과 위기가
본질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만연된 불신풍조와 이로 인한 민심의 동요에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따라서 이같은 불신을 해소하고 한보사태를 비롯한 현안에 관한 국민들의
의혹을 풀어줌으로써 신뢰가 회복되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는 것이
선결과제라는데 의견일치를 보았습니다.

우리 민족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불사조처럼 일어났으며 지금보다 더한
위기도 잘 극복해 왔습니다.

지금은 이 난국을 우리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으며 또 반드시 극복하고야
말겠다는 온 국민의 결집된 의지와 용기가 매우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 정치인들이 여야를 초월하여 힘을 합치겠습니다.

나라와 경제를 살리기 위한 범국가적인 노력에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이고
애국적인 동참을 다시 한번 간절히 호소합니다.

감사합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