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기업의 자금부족률이 지난 75년이후
21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기업들의 금융부채도 7백50조원을
넘어섰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6년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들이
자금부족규모는 71조원으로 95년의 59조원보다 20.4%(12조원) 늘어났다.

경상GNP(국민총생산)에 대한 기업부족자금비중(기업 자금부족률)은 18.1%로
지난 75년(18.5%)이후 21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개인들의 과소비추세는 계속돼 개인의 자금잉여규모는 40조3천억원
으로 전년(39조5천억원)보다 2.1% 증가하는데 그쳤다.

개인의 자금잉여율은 10.3%로 지난 92년(10.2%)이후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에따라 개인의 잉여자금에서 기업의 부족자금을 보충해준 개인부문의
기업부족자금보전율은 56.7%에 그쳐 지난 83년(56.3%)이후 1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업들은 개인들로부터 보충받는 돈이 적어져 외부차입이 그만큼 늘어난
셈이다.

실제 작년말현재 기업의 금융부채 잔액은 7백50조3천억원을 기록, 95년말
(6백29조9천억원)에 비해 1백20조4천억원(19.1%)이나 증가했다.

기업의 금융부채는 지난 90년말 2백68조원에서 <>91년말 3백28조원 <>92년말
3백83조원 <>93년말 4백47조원 <>94년말 5백33조원등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부터 경기침체가 본격화돼 기업들이 재고누증등으로 운전
자금수요가 급증한데다 개인들의 과소비행태는 계속돼 이처럼 기업의 자금
부족규모와 금융부채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하영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