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호 < 한국산업은행 외화자금부 부부장 >

지난주에는 달러의 강세가 주초에만 그치지 않고 주말까지 지속됐다.

상승세가 8백90원 정도에서 그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금요일 한때 8백99.30
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2월까지의 경상수지 적자가 연간 목표액의 3분의 1을 넘는 등 달러공급
부족의 수급 상황에는 변화가 없는 반면 외환당국의 입장이 시장자율기능에
의한 환율 안정을 선호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 주중반 이후에도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환경을 제공했다.

이번 주초는 월말이기 때문에 수출대금의 유입이 기대되나 지난주 달러
강세로 시장참가자들의 달러 매도의지가 얼어붙어 원활한 공급이 이뤄지지
못할 전망이다.

당국의 입장이 투기적 달러사재기가 아니라면 개입을 자제하겠다는 쪽으로
인식되고 있다.

투자자들도 개입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여기고 있어 원화 추가 절하의 여지는
계속 남아 있다.

주식시장의 외국인 자금한도 확대와 같은 자본유입조치가 기대되기는 하지만
공급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4월 중순이후가 되겠다.

다만 9백원 수준도 과연 묵인이 될 것인가 하는 경계감과 실제 대응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외화당좌예금이 증가하는 등 사두기가 재현될 경우 시장 자율적인 등락을
중시하는 정책에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번주 거래 범위는 8백98~9백3원이 예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