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들의 외화차입비용이 급상승하면서 지방종금사들이 일대 타격을
입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한보그룹에 이어 삼미그룹의 부도로 쓰러진
뒤 일제히 외화자금을 회수, 외화자금을 전적으로 국내은행에 의존하고 있는
지방종금사들이 극심한 외화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제일은행은 지방종금사에 빌려줬던 외화자금을 지난 2월말부터 전액 상환을
원칙으로 회수, 지금까지 90%가량을 회수했으며 산업은행 한일은행 등도
회수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지방종금사들은 이에 따라 필요한 외화자금 결제를 위해 서울과 지방
각 은행들로부터 초단기 외화콜 자금을 조달하면서 하루하루를 넘기고 있다.

회사별로는 1천만달러에서 많게는 8천만달러를 1~3일짜리 초단기 외화콜로
조달하고 있으며 규모가 큰 경우 여러 은행들로부터 자금을 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또 종금사들이 은행으로부터 외화콜을 사용하며 지불하는 금리도 부도사태
이전에는 런던은행간금리(리보)에 0.5%를 더한 수준이던 것이 최근에는
리보에 1%를 더한 수준으로 급등했다.

또 일부 지방종금사들은 부족한 외화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유가증권 등
외화자산을 급히 매각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상당한 손실을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길종합금융의 정병문 국제금융부장은 "대기업들의 연이은 부도사태로
국내은행들과 지방종금사들간의 외화자금 거래가 매우 불안정하다"면서
"국가 전체적인 외환사정이 개선되지 않는한 이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은행들이 외화대출을 회수하기 시작한 이후 지방종금사들이
부도 위기에 몰리지 않도록 회사별 외화밸런스를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