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안 안개꽃, 백마탄 기사, 순결한 드레스, 그리고 티없이 맑은 내얼굴"
(LG생활건강 화이트케어화장품)

"자신있게 웃자" (롯데 화이트민트)

"화이트 키스하세요! 이가 하얘지고 윤이나요!" (태평양화학 화이트키스
치약)

신체를 희고 깨끗하게 해주는 미백상품이 생활용품 및 미용제품 시장에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화장품에서 시작된 미백바람은 껌과 치약으로까지 확산됐다.

롯데제과와 해태제과가 "화이트 E"와 "미백껌"을 내놓았으며 LG생활건강과
태평양화학은 각각 "클라이덴"과 "화이트키스"라는 미백치약을 선보였다.

미백바람은 지난 95년부터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했다.

95년 이전에도 "알부틴" 등 미백기능의 물질이 첨가돼 여름철에 그을린
피부를 다시 희게해주는 화장품이 있었으나 그때만해도 이들 제품은
늦여름과 초가을의 틈새상품이었다.

하지만 태평양의 "화이텐스"와 LG생활건강의 "화이트케어III"가 소비자들로
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한국 라미 한불화장품이 잇따라 같은 계통의 제품을
내놓으면서 미백화장품에 대한 인식은 달라졌다.

틈새상품에서 벗어나 사계절 상품으로 자리잡은 것.

미백화장품은 지난해 4백억원의 시장을 형성한데 이어 올해엔 5백억원으로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태평양의 화이텐스담당팀장 정유정 과장은 "계절제품의 하나로 여름에
판매가 국한되던 미백제품이 사계절용으로 쓰임새가 늘어난 것은 미백회복은
물론 그을림을 미리 방지해주는 등 기능이 다양해지고 전문화됐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미백화장품은 이제 여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검게 그을린 피부를 남성미의 상징으로 여기던 생각에서 벗어나 새하얀
피부로 가꾸려는 남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

LG생활건강은 남성들의 이같은 성향변화에 맞춰 지난해 7월 "화이트케어
포맨"이라는 남성용 미백화장품을 내놓았다.

남성용 미백화장품은 남성들의 외모가꾸기에 대한 관심증대로 20대에서
30,40대로 고객층을 넓혀가는 추세다.

미백바람은 화장품보다 치약시장에서 더 거세다.

미백치약은 국산이 나온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았지만 이를 하얗게 하고
싶어하는 모든 소비자들의 욕망과 맞물려 예상밖의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다.

실례로 LG생활건강의 "클라이덴"은 지난 2월 한달동안 무려 24억원어치가
팔렸다.

LG는 당초 클라이덴의 올해 판매목표를 1백억원으로 잡았었으나
소비자들의 반응이 워낙 좋아 목표를 상향조정키로 했다.

LG생활건강 구강마케팅팀 관계자는 "건강과 미용기능을 함께 갖추고 있는
미백치약은 미적 감각이 예민한 10~20대 여성들과 담배를 많이 피우는
남성을 중심으로 손님이 몰린다"고 말했다.

미백치약의 시장규모는 지난해 55억원으로 전체 치약시장의 4% 정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올들어 값싼 국산 미백치약이 잇달아 시판돼 미백치약시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태평양화학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의 경우 미백치약의 비중이 14~15%에
달한다"며 "국내시장에서 차지하는 미백치약의 비중은 향후 20%선까지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껌시장에 불고 있는 미백바람도 만만치않다.

미백껌은 치아를 희고 매끈하게 만들어주는 인산칼슘 등의 성분이 함유된
일종의 기능껌.

롯데제과(화이트 E)와 해태제과(미백껌)가 치열한 판촉전을 벌이고
있는데다 이를 하얗게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심리에도 부합돼 빠른
속도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 강창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