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브랜드의 생산국이 아니라 소비국입니다"

김성제 인터브랜드코리아 사장은 우리나라의 브랜드무역현황을 이 한마디로
압축한다.

"소니 벤츠 혼다 나이키등 외국의 유명브랜드제품이라면 너도 나도 마구
사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외국에 내다팔 만한 글로벌브랜드상품은 거의
없습니다"

김사장은 우리 기업들이 브랜드육성에 소홀하다고 일침을 놓는다.

"브랜드전략이 너무 안일합니다. 쉽게 생각하니 쉽게 무너지지요.
중장기적인 비젼없이 성급하게 브랜드빌드업(Build-up)에 나서다 보니
글로벌브랜드를 키우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정부와 기업들의 브랜드전략부재를 안타까워하면서 대안을 제시했다.

"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문가에게 브랜드전략을 수립해 집행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는 기업들이 해외에서 브랜드파워를 가질수 있도록
"국가브랜드 플래트폼"을 정립해야 합니다"

국가브랜드플래트폼은 코리아(한국)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사람들이 그
나라 물건을 "믿을수 있는 우수한 제품"으로 생각하게끔 국가브랜드의
철학과 품격 비젼 포지셔닝을 정립해 세계에 홍보하는 것.

"처음 보는 상품이라도 메이드인재팬 혹은 USA라고 쓰여 있으면 사람들은
일단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메이드인코리아라고 하면 왠지
저급 싸구려라는 선입견이 듭니다. 이런 부정적인 선입견을 개선하려면
국가브랜드플래트폼을 만들어 세상에 알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차원의 브랜드진흥전략연구소를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일관성있게 중장기적 브랜드진흥전략을 연구하는 정부
기관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김사장은 이어 정부가 "브랜드수출의 날"을 제정해 자체브랜드로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한 기업들을 격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자체브랜드로 수출해야 기업들이 끝까지 살아남을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정부는 브랜드수출의 중요성을 인식, 브랜드수출의 날을 제정하기를 제안
합니다"

경영학박사이기도 한 그는 국내시장을 지키면서 해외시장을 잡으려면 자체
브랜드로 제품을 수출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OEM은 해외브랜드를 위한 머슴살이일뿐입니다.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국가와 기업브랜드의 파워를 키워 나가야 합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