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부도설이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은행장들이 "한계기업외엔 자금지원을 계속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확대재생산되는 추세다.

특히 한보철강부도직후와는 달리 금리와 환율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앞으로 상당기간 연쇄부도위기감은 지속될 전망이다.

<> 연쇄부도설 실체 =30대기업인 한보철강과 삼미그룹의 연쇄부도로
은행등 금융기관의 자금운용이 극단적으로 보수화되고 있다.

이에따라 삼성 현대등 손꼽을만한 기업외에는 은행대출을 받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한계기업외에 당장 현금이 부족한 중견기업과
대기업도 흑자도산등 연쇄도산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된다는게
연쇄부도설의 실체다.

실제 은행등 금융기관들은 기업대출은 커녕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의
매입도 꺼리고 있어 연쇄도산가능성은 어느때보다 높은 편이다.

<> 은행들 입장 =이관우 한일은행장등 대부분 은행장들은 오히려
중소기업발굴을 위해 더욱 열심히 뛰고 있으니 안심해도 좋다는 사인을
보내고 있다.

은행실무자들은 그러나 무리를 하면서까지 자금을 운용할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한보재수사여파로 상당수 은행임직원들이 "업무상 배임"혐의로
사법처리대상에 올라있어 "준법대출"만을 선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앞으로 전망 =연쇄부도설은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자금시장의 흐름이 한보철강부도직후와는 많이 다르다.

한보철강이 부도처리된 다음날인 지난1월 24일 회사채수익률은 연12.08%로
올랐으나 통화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25일엔 다시 연12.06%로 하락했다.

주가도 1월25일엔 685.11로 오히려 상승하는등 자금시장은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삼미그룹이 부도난 지난 19일부터 회사채등 시장금리와 원-달러
환율은 상승곡선을 지속하고 있다.

주가도 26일 큰 폭으로 뛰긴 했지만 여전히 "붕락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이는 금융기관이 그만큼 몸을 사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따라서 기업들의 돈구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구체적으로 이름이 나도는 대기업의 경우 1~2개는 부도가
"실제상황"으로 다가올 공산이 크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