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나와 직장생활을 1년밖에 하지 않은 사람이 창업을 하겠다면
주변에서 한결같이 말린다.

너무 이르다고 얘기한다.

이에 비해 직장생활을 오래한 부장급이나 이사급이 창업을 하겠다고 하면
너무 늦지 않았나라며 고개를 가로 젓는다.

그렇다면 어느 나이에 사표를 던지는게 좋을까.

도대체 몇살 때 사업을 시작하는게 괜찮을까.

플랜트업체인 열성기공의 이수열사장(41)을 보자.

그는 창업 적령기(적령기)를 35세로 봤다.

첫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 서른다섯살이 되면 사업을 시작하기로 굳게
마음먹었다.

이사장이 적령기를 35세로 정한데는 세가지의 이유가 있었다.

첫째 이때라면 어느정도의 사회경험을 쌓을게 아닌가.

또 이 나이엔 판단력과 체력,양쪽을 다 갖추고 있지 않은가.

더욱이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여유가 있을 것이 아닌가라는게 그 이유
였다.

선경건설 공채 1기로 입사한 그는 자신의 신념을 그대로 옮겼다.

35세가 되자 서슴없이 사표를 던졌다.

이사장의 이같은 판단은 적중했다.

그는 3개월간의 창업기간을 거쳐 화학플랜트업체를 차렸다.

5년만에 그는 창업기업을 화학플랜트분야에서 선두업체로 끌어올렸다.

중진공조사에 따르면 30대 창업의 경우 성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
되고 있다.

그러나 20대 창업이라고 나쁘다고 말할 순 없다.

요즘들어 벤처기업이나 첨단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등은 대부분 20대 창업
이다.

20대가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한다.

이는 앞선 기술을 신속히 개발해낼수 있기 때문.

원테크의 정재원 사장(29)처럼 아얘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 대학을 졸업하자
마자 창업해 성공하는 사례도 허다하다.

또 40대 이후에 창업을 할 땐 제조업에 뛰어들면 힘들다고 말한다.

제조업은 대규모투자가 필요한데다 공장설립등에 오랜 기간이 걸려서란다.

그러나 이같은 상식에 너무 얽매이지 않는 것이 기업가 정신이 아닐까.

대정기계의 박헌진 회장은 현대그룹에 다니다 40대에 건설기계공장을
차렸다.

그가 건설장비공장을 차리려 하자 주위에서 한사코 말렸다.

그럼에도 박회장은 긴안목에서 제조업에 손을 댔다.

중소기업의 라이프사이클이 15년 수준인 점을 감안할때 40대로서도 제조업
에 참여하기에 충분한 여유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40대 창업보다 더 위험해 보이는건 명예퇴직이나 정년퇴직을 한 뒤 창업
하는 것.

그러나 정년퇴직을 한 뒤 60대에 창업해서도 넉넉히 기업을 성장시킨
사람도 많다.

컴퓨터업체인 한영시스템의 한재열 회장은 공무원생활을 하다 정년퇴임을
하고 60세에 창업을 한 케이스.

그는 통산부 중소기업국장을 비롯 공업진흥청차장, 중소기협중앙회부회장
등을 역임하는등 공무원으로서 충분한 공적을 쌓았으면서도 60세에 창업했다.

한회장이 창업을 하려 하자 역시 여러 사람들이 만류했다.

"늘그막에 조용히 보내지 뭐 그렇게 어려운 일을 찾아서 하느냐"며
옷섶을 잡아당겼다.

그럼에도 한회장은 창업을 택했고 성공했다.

창업이란 35세에 시작하면 가장 바람직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나이에 꼭 구애 받을 필요는 없다.

나이가 아니라 의욕이 더 중요하다.

창업을 하려면 아예 나이를 잊어버리자.

< 중소기업 전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