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농그룹이 대대적인 사업구조조정에 착수한 것은 주력인 면방산업
침체로 인한 경영위기의 급한불을 끄는 한편, 수익성있는 사업을 확대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아울러 최근 신동방의 미도파 경영권 인수시도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고 정보통신 유통 등 유망한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장기플랜의
일부로 해석된다.

지난 회계연도중 2천9백31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주럭사인 대농은 주주들과
금융권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아왔다.

따라서 보유주식과 계열사를 처분하고 부동산을 매각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이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자는 뜻이다.

신세기이동통신(6만6천1백47주) LG텔레컴(40만주) 등은 성장성있는
정보통신관련주이기는 하지만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는 투자유가증권이기
때문에 미련없이 처분하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창투(76만8천7백77주) 대신팩토링(30만주), 사업성이 불투명한
계열사 대농창투(1백20만주, 64.2%)와 대농유화(96만주, 50%)주식도
매각키로 했는데 이들 매각대상주식가액은 장외시세기준으로 6백9억원.

그밖에 부동산 등을 처분하면 올해 1천6백55억원의 자금이 들어와
그럭저럭 급한 불은 끌 수 있다는 얘기다.

주목해 볼 점은 청주에 건설예정인 복합문화유통센터다.

25만추의 생산시설이 자리잡은 복대동 555번지 공장의 시설을 대부분
해외로 이전, 섬유사업비중을 대폭 축소하고 이곳에 복합문화유통센터를
건설한다는 계획은 몇년전부터 추진해온 계획이다.

지난해 대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던 것도 청주공장의 철거시점에 맞춰
악성재고 장기재고 등을 떨어버린데 따른 것이었다.

대농측은 이곳이 청주국제공항 종합터미널 화물종합유통단지 등 대규모
개발사업과 오송신도시건설, 오창과학산업단지, 토개공의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 등 주변의 개발로 이 지역이 새로운 도심축으로 부각돼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투자비용이 2천6백50억원을 제하고 3천8백50억원의 투자수익이 남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예상대로 될 경우 그동안의 손실을 일거에 만회할
수 있다는 계산인 셈이다.

한편 그룹종합조정실의 박상철(박상철)상무는 "작년초부터 5개년계획으로
그룹사업구조조정을 검토했으며 대농이 먼저 스타트를 한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그밖의 다른 계열사들에 대한 조정도 줄줄이 뒤이을 전망이다.

대농그룹은 앞으로 한뫼소프트를 중심으로한 컴퓨터 정보통신계통,
유통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자산가지는 있으나 적자를 내고 있는 계열사들은 정리하고 흑자기업위주로
전망밝은 쪽에 치중한다는 것이다.

신동방의 미도파 경영권인수시도로 크게 홍역을 치렀던 대농그룹이 이번
사업구조조정으로 내실있는 그룹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채자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