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 외화예금의 증가세가 마침내 꺾이기 시작했다.

25일 외환당국에 따르면 이달 22일 현재 거주자 외화예금은 39억달러로
지난달말의 43억7천만달러에 비해 10.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거주자 외화예금규모가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감소세는 최근 기업들의 원화자금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외화예금에
쌓인 미달러화를 원화로 환전하고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원화금리상승으로 내외금리차이가 커진 점도 외화예금에의 유입효과를
감소시킨 것으로 보인다.

외환당국은 그러나 아직도 상당액의 투기성자금이 외화예금에 남아있다고
판단, 이들 자금이 외환시장으로 빠져나오도록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외환보유고가 줄어들고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상태에서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당국의 한관계자는 "과거처럼 실수요없이 환투기용으로 원화를 외화로 환전
하는 경향은 현저하게 수그러들었"며 "그러나 이 정도로는 거품이 빠졌다고
볼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거주자 외화예금은 지난해말 14억9천만달러에서 올 1월말에
29억6천만달러로 늘어났고 2월말에는 43억7천만달러로 늘어나는 등 폭증세를
보여왔다.

<조일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