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가 신차 레간자로 중형승용차 시장의 40%를 낚아채겠다고 나섰다.

대우의 야심찬 계획에 현대와 기아가 코웃음을 치고 있지만 불안한 구석이
없는건 아니다.

중형차 시장은 현재 자동차업계의 최대 결전장.

93년만 해도 전체 승용차시장의 18.5%에 불과했던 중형차 시장의 비중은
지난해 29.9%까지 높아졌고 올해는 31.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대수로는 약 35만대다.

준중형차 시장 규모를 넘어서는 최대 규모 시장이 된다는 것.

따라서 어느 업체고 이 시장에서 밀려나면 전체 시장에서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대우자동차는 우선 소리를 마케팅의 컨셉트로 삼고 있다.

"쉿! 소리와의 전쟁 끝"이라는 헤드카피의 신문 런칭광고는 대우가 구사할
레간자 광고의 전형적인 틀이다.

대우는 우선적으로 영업소에 레간자를 대량으로 깔아놓는다는 생각이다.

고객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작다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겠다는 것.

현대나 기아도 결코 만만치는 않다.

중형차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온 현대자동차는 1위 고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업력 강화도 물론이지만 레간자에 대비해 쏘나타III 스페셜에디션을 곧
내놓기로 했다.

스페셜에디션은 기존 차량을 보다 고급화하거나 성능을 개선해 제한된
물량만 생산해 판매하는 것.

쏘나타III 스페셜에디션은 사양을 고급화하지만 가격은 저렴하게 책정해
경쟁차 고객들을 흡수한다는 구상이다.

기아자동차는 크레도스의 부분 모델 교체(페이스 리프트)를 연말께 단행할
계획이지만 시장 상황에 맞춰 앞당길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쌍용자동차가 오는 9월 중대형 승용차인 "체어맨"을, 삼성자동차는
내년 3월 중형 승용차인 "KPQ" 시리즈를 각각 내놓고 이 시장을 교란하게
된다.

어쨌든 소비자들은 좋아졌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