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전담재판부인 서울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이규홍 부장판사)가
자산규모로 재계 9위, 계열사 숫자로는 삼성에 이어 재계 2위에 올랐다.

"50부 계열사"라고 할수 있는 법정관리 기업이 속출하면서 몸집이 눈덩이
처럼 불어났다.

재계 순위 14위의 한보가 지난 1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을 계기로 덩치를
키우기 시작한 "50부"는 이후 대동조선, 세양선박, 마이크로 코리아와
마이크로세라믹, 미코팬시가 합류해 재계 10권에 근접했다가 19일 삼미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마침내 10위의 문턱을 간단히 넘어섰다.

지난 1년여간을 끌던 우성건설의 제3자 인수가 무산돼 지난 9일 법정관리
개시결정과 함께 "계열사"로 잔류시킨 것도 큰 보탬이 됐다.

여기다 건영의 3자인수 작업이 지지부진하고 한양 등 거대 건설업체가
꾸준히 법정관리의 틀안에 묶인 것도 한 원인이다.

도급순위 50위권의 주택건설업체 동신도 지난 1월 화의신청으로 작은 힘을
보탰다.

현재 50부가 거느리고 있는 부실기업체 숫자는 모두 58개.

삼성 64개에 이어 두번째다.

자산규모별로 보면 한보가 자산규모 5조원대로 가장 많고 이어 재계 26위의
삼미가 2조4천억여원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엄청난 부실기업군을 전담하는 기업총수는 3명의 배석판사와 총회장격인
수석부장판사.

사실 50부는 지난해 11월 한진중공업의 법정관리를 예정보다 3년 일찍
종결하고 회생가능성 없다고 판단된 논노에 대해 회사정리폐지 결정을
내리는 등 나름대로 몸집줄이기에 노력했다.

그러나 올초부터 밀물처럼 쏟아지는 거대기업의 법원행을 막기에는 역부족
이었다.

당당 재계 9위에 올라선 50부는 부실기업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흔드는 일
외에도 박의송 우풍상호신용금고 회장의 한화종금 인수 시도를 무산시키는
결정을 내리는 등 최근 재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심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