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신청-재산보전처분결정-계열사전체에 대한 제3자인수".

삼미그룹에 대한 채권은행들의 처리수순이다.

일단 채권채무동결을 통해 자금압박에서 벗어난뒤 빠른 시일내에 새주인을
찾아줘 경영을 정상화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삼미그룹이 채권은행들의 뜻대로 처리될것 같지만은 않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삼미그룹의 주력인 삼미특수강을 제외하곤 이를 인수할 기업이 마땅치 않다.

따라서 삼미특수강의 봉강공장과 강관공장에 이어 강판공장도 포항제철에
넘어갈뿐 (주)삼미를 포함해 삼미금속 삼미기술산업 삼미화인세라믹스
삼미전산등은 공중분해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은행들은 그러나 삼미그룹 전체의 제3자인수를 비교적 낙관하고 있는
분위기다.

"철강경기가 회복되면 삼미는 충분히 갱생가능성이 있으며 이에따라
가능한한 빨리 3자인수를 추진하겠다"는게 유시열 제일은행장의 발표다.

채권은행들은 이번주중 법원의 재산보전처분명령이 떨어지고 채권채무가
동결되면 하청업체에 대한 지원과 함께 그룹전체의 제3자인수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한편 삼미특수강의 인수 가능업체로는 기존 스테인리스 강판 생산업체인
포철과 인천제철, 또 특수강 사업 진출에 관심을 기울여온 일부 전기로
업체등이 물망에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들은 인수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포철의 경우 이미 한보철강 경영정상화라는 큰 짐을 안고 있는데다 삼미의
봉강.강관 공장을 인수한 상태여서 삼미의 냉연설비 추가 인수는 곤란하다
는 입장이다.

현대그룹 계열의 인천제철도 아직은 삼미공장 인수에 흥미가 없다는 반응
이다.

이 회사는 최근 아산만에 8천억원을 투자해 연산 45만t의 스테인리스
열연강판 공장과 연간 15만t 생산능력의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을 건설하겠다
는 자체계획을 수립해 삼미를 인수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으로 상황진전에 따라선 포철이나 인천제철등의 인수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특히 포철의 경우 기왕에 봉강과 강관공장을 인수한 터여서 정부쪽의 압력
여부가 주목된다.

인천제철도 특수강 분야를 강화한다는 맥락에서 보면 유력한 인수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삼미특수강은 현재 창원과 울산에 연산 24만t 규모의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을 생산하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 72년부터 스테인리스 강판을 생산한 삼미의 생산능력은 국내 최대
규모이며 조업 노하우도 상당 수준이고 유통망도 탄탄해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삼미측은 설명했다.

< 차병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