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코아백화점의 김영수 기획팀장(38)은 "한신코아 사단"의 별동대장이다.

야전군이 화려한 개점의 팡파르를 울리며 진주할 수있도록 점포신설을
기획하고 준비하는게 그의 임무다.

점포신설의 타당성 검토는 물론 주변상권 분석, 컨셉트설정, 건물내부
설계 등이 모두 그의 책임아래 이루어진다.

그는 1호점인 노원점에서부터 광명 성남 대전점에 이르기까지 한신코아
전점포의 개설을 기획하고 지휘했다.

한신코아의 오늘을 있게한 "1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팀장이 백화점 개설업무를 맡은 것은 지난 88년.

모기업 한신공영에 입사한 그해 곧바로 백화점 사업팀에 배치됐다.

당시 백화점 사업팀의 직원은 단 두명.

백화점에 대한 노하우가 있을리 만무다.

모든 것을 백지상태에서 준비해야 했다.

별동대의 특성이 그렇듯 그는 다른 직원들이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수없이 경험한다.

다른 백화점에 손님을 가장하고 들어가 줄자로 매장길이를 재다 쫓겨난게
한두번이 아니다.

집에 제때 들어가본 적도 거의 없다.

그런 때문인지 그는 "목숨걸고 일해본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면 언제나
"예스"라고 자신있게 대답한다.

중간에 백화점팀에 합류한 대부분의 사원들이 부서를 떠났지만 그는
지금도 별동대장으로서 새로운 작전을 짜고 있다.

한신코아의 역사가 바로 그의 직장생활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셈이다.

그는 입사이후 지금까지 위험이 따르는 신규 프로젝트만 전담하다보니
한시도 긴장을 늦출수 없었다.

하지만 그동안 문을 연 4개백화점 모두 출점 3년이내에 흑자를 실현해
그만큼 보람도 느낀다.

아마 3단의 수준급 바둑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그는 백화점 신규사업을
바둑에 비유한다.

"고수와 하수의 차이가 행마를 가볍게 하느냐 무겁게 하느냐에 있듯이
백화점사업도 투자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는 것.

소규모로 투자해야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