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 엔화의 약세로 인한 우리나라 전자산업부문의 수출감소액은
무려 70억9천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같은 규모는 지난해 전자산업 전체 수출액(4백24억7천만달러)의 16.7%
에 해당하는 액수다.

특히 전자부품 분야가 가장 취약해 전자산업 전체 수출감소액의 90%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대우경제연구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자부품이 엔화절하에 가
장 민감해 수출감소액이 63억2천만달러에 달했다.

가정용전자는 5억달러,산업용전자는 2억7천만달러의 수출감소를 겪은 것
으로 추산됐다.

이는 90~95년까지 전자산업의 연평균 수출증가율을 기준으로 산정한 96년
예상수출액과 실제실적치와의 차이를 비교해 산출한 것이다.

품목별로는 소형컬러TV VCR 전자렌지등이 엔화절하로 수출이 급감한 반
면 대형컬러TV 팩스 VCR테이프등은 견조한 수출증가세를 보여 이들 제품들
은 환율변화보다 시장수급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보고서는 산업용전자가 엔화절하에도 불구,수출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일본이 이 분야에서 수출보다는 내수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
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국과 일본 사이의 수출경쟁구조에 변화가 없는한 전자산업의
수출을 일본에서 수출비중이 낮은 전화응용장치 교환기 무선통신장치 액위
등의 제품에 차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엔화절하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원화절하만이
전자산업 수출회복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박영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