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크게 부진한 가운데 30대그룹
계열사의 이익감소폭이 전체평균보다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침체와 수출부진이 주로 대기업그룹계열사에 큰 타격을 준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대신경제연구소는 30대그룹계열의 12월결산 1백28개상장회사를
대상으로 96년 영업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은 16.2%가 늘어난 반면
경상이익은 82.7%나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특별손익과 법인세를 감안한 당기순이익은 무려 90.1%나 감소해 수익성
악화가 예상보다 큰 폭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12월결산 상장회사 전체의 영업실적추정치인 매출액증가율 17.1%,
경상이익감소율 49.4% 당기순이익감소율 54.8%보다 더욱 악화된 것이다.

특히 이번 회계결산때 대규모환차손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중소기업보다 외화부채가 많은 30대그룹의 실적은 실질적으로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그룹별로는 반도체3사가 포함된 현대 삼성 LG그룹이 15%내외의
외형성장에도 80% 정도의 이익감소를 기록했다.

쌍용 해태 한솔 대우 한화그룹의 매출액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경상이익부문에서는 흑자로 돌아선 금호그룹과 동양 한라 한솔 해태그룹이
상위에 랭크됐다.

순이익부문에서는 부산공장부지를 매각해 특별이익을 낸 동국제강그룹이
97.8%로 가장 높았다.

대신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의 이익증가폭이 컸던 지난
95년과는 달리 지난해에는 반도체가격하락과 엔저심화로 대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돼 대기업의 이익감소폭이 중소기업보다 컸다"고 말했다.

< 최명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