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버(독일)=김수섭 기자 ]

CeBIT(세빗)"97 은 차세대 기록매체인 DVD(디지털비디오디스크)가 뿌리를
내리고 노트북컴퓨터의 무선통신시대가 열리는등 컴퓨터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는 한마당으로 평가되고있다.

이와함께 정보기기의 가전화 추세가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컴덱스가 첨단기술제품의 경연장인데 비해 세빗은
상담위주의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컴퓨터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음을
체감케 한다.

데스크톱PC의 경우 가전화가 급속히 진전되는 가운데 홈네트워크를
겨냥한 차세대제품이 등장, 홈PC시장에서부터 변혁의 바람이 불것임을
예고했다.

NEC가 29인치 와이드TV를 모니터로 사용하고 DVD를 장착한 거실용 PC를
선보인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제품은 PC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TV를 시청할 수 있으며 단순히 PC와
TV의 기능을 조합한 것이 아니라 거실용으로 최적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선진업체들은 지난해 가을 컴덱스에 이어 넷PC 네트워크컴퓨터
핸드헬드PC(HPC)등 신개념의 제품에 적용될 소프트웨어와 장치를
추가로 내놓으면서 힘겨루기를 하고있다.

IBM은 오라클과 공동으로 개발한 네트워크컴퓨터 뿐아니라 PC본체와
장치류를 분리한 신개념의 제품을 내놓아 홈서버의 기본방향를 제시했다.

노트북 컴퓨터는 데스크톱PC와의 기능차이를 극복하면서도 오히려
이동성의 이점을 높여 데스크톱을 완전히 대체하는 기종으로 발돋움할
태세다.

특히 노트북컴퓨터에 무선데이터통신 시스템을 설치하여 이동중에도
데이터를 전송할 수있는 제품이 등장했다.

유럽의 디지털 휴대폰 통신방식인 GSM과 CDMA(부호분할다중접속)가
노트북컴퓨터의 무선데이터통신분야에서도 격돌을 벌이고있다.

인텔의 MMX CPU와 13.3인치 대형 TFT-LCD (초박막액정표시장치)모니터,
12배속 CD롬드라이브등의 최상위 장치들을 채택한 제품이 눈에 띄게
늘었다.

3차원그래픽과 3차원음향은 물론 데스크톱에서만 가능했던 화상회의
시스템의 장착도 거스를수 없는 추세가 된 느낌이다.

차세대 기록매체인 DVD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발전도 눈에
띄는 대목.

특히 PC용 DVD롬 플레이어의 경우 우리나라의 가산전자와 두인전자가
세계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과시해 시장선점에 유리한 고지에 섰음을
확인시켜줬다.

DVD롬을 재생할 수 있는 차세대 동영상 처리표준인 MPEG 를 적용한
제품도 홍수를 이뤘다.

주변기기분야는 DVD롬 드라이브가 초기시장도 형성하기 이전에 일본의
도시바가 2배속 제품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또 소니가 DVD롬 드라이브로 CD롬 8배속, DVD롬, CD-R(CD리코더블)를
모두 재생할 수 있는 차세대 제품을 내놓았다.

모든 디스크를 하나의 드라이브로 읽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을
기대해 봄직한 변화이다.

CD롬 드라이브에서는 LG전자 소니 마쓰시타등이 일제히 24배속을 출품,
숨가쁜 속도경쟁을 벌이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