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기투자신탁 김웅기(52)상무는 컴퓨터로 주가를 예측하는 역술가다.

"주가는 양일에 오르고 음일에 내린다"는 결론을 컴퓨터를 통해 이끌어낸
주인공이다.

김상무에게 "컴퓨터역술가"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투신업계에서 아마추어 역술가로 인정받고 있는 그가 컴퓨터를 접한 것은
한국투자신탁 종각지점장으로 근무했던 지난 94년.

"회사에서 1인 1PC운동을 벌이던 때였다.

거의 모든 업무를 PC로 하다보니 자연스레 컴퓨터와 가까워졌다"고
PC와의 만남을 설명했다.

김상무는 당시 역술에도 깊은 조회가 있던 터였다.

그래서 컴퓨터로 주가예측을 해보려는 생각을 했다.

"날짜를 갑자 을축 등 60간지로 표기하는 것에 착안했다.

60간지를 시계열로 하는 통계치를 얻어 보면 뭔가 나올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는게 그의 착안이었다.

이같은 아이디어를 혼자 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당시 동료인 시스템공학팀의 고광수(현재 증권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박사의 도움을 받았다.

김상무의 분석대상은 당시 종합주가지수의 기준연도였던 80년1월4일부터
91년9월30일까지 증시개장일수 3천2백6일.이 기간동안 전일보다 주가가
오른 날과 내린 날이 절반정도로 나타났다.

그러나 60갑자로 따지면 흥미로워 진다.

일정한 규칙성이 나타난 것이다.

병인일일 경우 총거래일수 53일중 주가가 상승한 날이 62.3%에 달했다.

또 임신일(61.8%) 임인일(58%) 신유일(57.9%)순으로 나타났다.

"양일에 주가가 오르고 음일에 주가가 하락한다.

또 음일 가운데 천간과 지지가 조화를 이루는 날에는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고 양일 가운데 천간지지가 상극하는 날은 대체로 하락세였다"

이같은 결론을 도출해 낸 그는 매년 그해의 증시를 음양오행에 근거를
두고 예측하기도 한다.

"음양오행설을 바탕으로 할때 8월이후 무기력한 장세가 될것이다.

업종별로는 상반기에 섬유 제지 화학등이 유망하며 하반기에는 철강
금융 유통등이 좋아보인다"고 올해 증시를 전망했다.

김상무가 컴퓨터를 애용하는 것은 역술뿐만이 아니다.

신세기투신의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그는 영업관련 정보를 모두 컴퓨터에
담아 활용한다.

전체적인 영업현황과 실적은 물론 주요 자금현황과 고객정보사항까지
컴퓨터로 관리하는게 그의 일상생활이다.

"2~3년전에 한창 유행했던 말이 있다.

책의 이름이기도한 "PC는 내 친구"라는 말이다.

이 말이 바로 컴퓨터와 나와의 관계를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다"고 말한다.

< 최명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