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이나 슈퍼마켓을 나오는 젊은 부부의 쇼핑백속에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고 들어있는 품목이 하나 있다.

바로 아기용 종이기저귀다.

할인점에서는 이미 최고 인기품목의 하나로 떠올랐다.

E마트 일산점의 경우 종이기저귀가 생활용품 가운데 매출액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이 한 곳에서만 팔린 종이기저귀는 모두 17억7천만원어치.

E마트 일산점의 전체 매출액 가운데 1.3%다.

6천~7천가지 품목이 깔려있는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규모다.

종이기저귀는 그만큼 중요 생활용품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로 과거처럼 천기저귀를 사용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추세여서 종이기저귀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유한킴벌리, 쌍용제지, 한국P&G, LG, 대한펄프 등 5개사는
이 황금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 국내 보급 현황및 전망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의 1회용 종이기저귀 보급률은 대략 48%선.

물량으로는 모두 14억개의 종이기저귀가 어린아이들의 대소변을 받아냈다.

금액으로는 2천6백억원에 달하는 시장이다.

그저 어쩌다 한번 사용하는게 아니라 천기저귀를 거의 사용치 않고 매일
종이기저귀를 사용하는 것으로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올해 종이기저귀 시장은 16억개, 3천1백억원규모로 지난해보다
15%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같은 분석은 맞벌이부부가 늘어나는 등 여성의 사회참여률이 높아지고
돈이 좀 들더라도 편한 것을 찾는 신세데 주부가 늘고 있다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

선진국의 상황을 봐도 국내시장의 성장은 불문가지다.

선직국에서는 종이기저귀가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된다.

유럽은 거의 1백%, 미국도 95%이며 우리와 같은 문화권인 일본과 대만도
각각 80%, 70%정도에 달한다.

오는 2000년에는 우리나라도 종이기저귀의 보급율이 70%이상 될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관측한다.

종이기저귀는 지난 68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국내에 도입된 것은 지난 83년 킴벌리클라크사와 합작한 유한킴벌리의
"하기스"가 처음이었다.

이때부터 앞마당 가득히 하얗게 휘날리던 천 기저귀는 점점 사라지기 시작
했고 매일매일 아기기저귀 빨기에 등이 휘던 새댁들도 기저귀빨래의 고통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 제품

종이기저귀는 크게 일자형, 접착식 팬티형, 완전팬티형 등 3가지로 분류
된다.

이중 일자형의 밋밋한 제품으로 일명 패드형으로 불린다.

초기 제품이며 지금은 주로 신생아들에게 많이 사용된다.

최근 들어서는 인기가 많이 떨어졌다.

종이기저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6%.

유한킴벌리의 "클린베베 프러스", 쌍용제지의 "큐티슬림" 등이 여기에
속한다.

접착식 팬티형은 일자형에 날개를 달아 접으면 팬티모양이 되는 종이기저귀
로 전체 기저귀시장의 71%를 차지한다.

접착식 팬티형 중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품목은 기저귀의 두께와 무게를
대폭 줄인 초박형 접착식이다.

유한킴벌리의 "하기스울트라에어", 쌍용의 "울트라 큐티파워슬림", LG의
"마망" P&G의 "팸퍼스", 대한펄프의 "보솜이" 등이 접착식 팬티형
종이기저귀다.

완전팬티형은 붙이고 뗄 필요없이 입었다 벗었다 하는 기저귀로 걸음마
단계에 있는 아기들에게 적합하다.

아직 판매량은 많지않으나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일본의 경우 완전팬티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1회용 기저귀 가운데
30%여서 국내에서도 이 부문의 매출신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쌍용의 "큐티팬츠" 유한킴벌리의 "토들러팬츠" 등이 완전팬티형이다.

<> 유통경로

주부들이 종이기저귀를 사기 위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아직은 구멍가게나
동네 수퍼마켓이다.

이들 소형소매점에서 판매되는 비중이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그 다음이 백화점 수퍼마켓이나 대형 수퍼마켓으로 규모가 커 제조업체들이
직판하는 판매점이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비중이 약 30%정도.

나머지가 할인점으로 10%가량이다.

그러나 할인점수가 전국에서 50여개밖에 안되는 점을 감안하면 할인점의
판매규모는 무시할 수없는 수치다.

할인점에서의 판매비중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할인점에서 종이기저귀가 빅히트제품이 될수 있는 것은 가격이
엄청싸기 때문.

식품류나 가전제품과는 달리 종이기저귀는 잔뜩 사두었다가 두고두고 쓸수
있는 제품의 특성에도 원인이 있다.

값을 비교해보면 접착식 팬티형기저귀의 경우 일반 소형수퍼마켓에서는
50개들이가 1만8천원선이다.

그러나 할인점에서는 보통 5~8%, 많게는 10%까지 싸다.

할인점에서 판매되는 포장단위가 보통 10개정도인데 할인율이 10%라면
한 묶음을 사는 순간 1만8천원을 절약하는 셈이다.

젊은 부부들에게 적지 않은 돈이다.

<> 환경문제

종이기저귀 판매의 가장 큰 걸림돌은 환경문제다.

유해정도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고 환경파괴 품목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것자체가 판매신장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종이기저귀는 편리성이나 가격이 아니라 환경문제로 잇슈화돼왔다.

환경단체들은 종이기저귀를 환경파괴의 주범중 하나로 꼽아 사회문제화
해왔다.

천기저귀와는 달리 재활용이 안될뿐만 아니라 매장후에도 수백년간 썩지
않는다는 점이 큰 문제점으로 주로 지적돼왔다.

매립지가 절대부족한 우리로서는 그대로 둘수없는 환경유해요소라는 주장
이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세계에 유례없이 종이기저귀에 대해 폐기물 부담금을
제조업체들에 부과해오고 있다.

반면 제조업체들은 종이기저귀사용이 오히려 천기저귀에 비해 더 비쌀지언정
환경측면에서 결코 더 유해하지 않다고 반박한다.

종이기저귀는 매립쓰레기량을 늘리지만 수질오염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천기저귀의 경우 배변자체가 수질을 오염시킬뿐더러 천세탁과정에서 사용
되는 세제량도 만만치않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등 환경을 매우 중시하는 국가들에서조차 종이기저귀
의 환경유해 논쟁이 사라진지 오래라고 기저귀 제조업체들은 설명한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