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외국인투자자들보다 비교적 높은 투자의욕을 갖고 있는
재일교포들에게 조차도 한국의 투자환경이 낙제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아리서치센터가 12일 발표한 ''재일교포 한국투자 실태에 관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한국을 좋은 투자처로 평가하고 있는 재일교포는 전체의
5.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체의 44.3%가 한국을 매력없는 투자처로 평가했다.

투자의 최대장애로는 4명중 3명(75.9%)이 정부의 지나친 규제를 꼽았다.

나머지 응답자들도 심한 정책변화(26.3%)와 조세 및 세금제도의
불합리(6.9%)를 투자장애로 지적해 관료주의가 한국의 투자매력을
갉아먹고 있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실제 한국에서 사업을 철수하는 경우 직접적인 이유로는 전체의
45.2%가 고금리, 고임금등 고비용을 꼽았다.

이밖에 인사관리 실패(27.4%)와 사업경험부족(20.8%), 노사분규(20.8%)
등도 재일교포 투자자들이 한국을 뜨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더욱이 앞으로 투자전망에 대해서도 불투명하다는 응답(46.6%)이
밝다는 의견(45%)을 약간 웃돌아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이에따라 재일동포들의 한국 투자는 지난 80년대를 고비로 급속히
줄어들어 현재 진출한 재일동포 투자자중 35.1%가 80년대 한국에
들어왔으며90년대이후 신규진출한 케이스는 8.4%에 그쳤다.

한국 근로자의 근무태도에 대해서도 만족한다는 응답이 22.1%에 그쳤으며
숙련도등 기술적인 면에서 역시 긍정적 평가(43.5%)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비교적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돼 온 인적자원면에서도 구멍이
생긴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임금에 대해서는 너무 높다는 지적(55.8%)이 적정하다는
응답(14.5%)을 크게 앞질렀다.

업종별 투자현황을 보면 전체의 절반가까이(47.3%)가 제조업에
투자를하고 있으며 관광.레저(18.3%)나 서비스업(13.7%)분야의 진출은
아직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앞으로 유망 투자업종에 대해서는 유통(24.4%)과 관광.레저(23.7%),
정보통신(22.9%)이 수위를 차지해 앞으로의 투자패턴 변화를 예고했다.

한편 한국투자로 벌어들인 수익금을 일본으로 가져가는 경우(6.7%)나
한국내 부동산을 처분해 자금을 일본으로 회수할 방침이라는 응답(9.9%)은
거의 없어 재일교포의 자금유출은 우려할 수준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 노혜령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