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들의 전문인력이 무더기로 떠나 몸살을 앓고 있다.

이직율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연구원(KIET) 조세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경제관련 4개 국책연구기관의 박사급 12명이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데 이어 올해도 지난 2월까지만 19명이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이직률이 12%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주요대학들이 국제대학원을 설립하면서 교수채용인원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KIEP의 경우 원장과 부원장을 포함, 8명의 박사학위소지 연구원이 자리를
떴다.

유장희 전원장은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으로, 박태호 전부원장은 서울대
세계지역원 교수로, 박성훈 박사는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이성량(동국대) 한성환(서경대) 주상영 박사(세종대)등도 대학교수가 옷을
바꿔 입었다.

지난해말 KIEP의 박사급 연구원이 모두 40명이었음을 감안하면 이직률이
무려 20%에 이른다.

조세연구원도 재정경제원장관 자문관을 지내다 서강대 국제대학원으로
적을 옮긴 조윤제 박사외에 배준호 박사는 한신대, 이인표 박사는
이화여대로 떠나 3명이 대학교수가 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는 박명호(한국외국어대) 박진우(국민대)
여운방(교육부 산하 멀티미디어교육 지원센터 소장) 김동욱 박사등이 떠났고
좌승희(한국경제연구원 상근원장)박사도 곧 자리를 옮긴다.

산업연구원(KIET)의 경우 노성호(한국산업단지공단) 김준한
(건설산업연구원) 박성택(국가정보연수원) 김금수(호서대)
김성철(충남산업대)박사등 5명이 이직했다.

이같은 이직현상에 대해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국제대학원 설립이라는
특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연구환경과 위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국책연구기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세워지지 않는한 이같은
이직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박영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