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단기성 투자자금 의존도가 급격히 높아져 경우에 따라서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대우경제연구소는 12일 IMF(국제통화기금)의 모리스 골드스타인의 유동성
위기 진단지표를 토대로 분석한 "한국경제의 안정성 진단"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순직접투자(외국인직접투자와 해외직접투자의 차액)와
경상수지 합계액이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단기성 투자자금
의존도가 지난해 마이너스 5.0%를 기록, 멕시코사태 당시의 마이너스 5.6%에
근접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단기성 투자자금 의존도는 93년 마이너스 0.1%에서 94년
마이너스 1.8%, 95년 마이너스 2.6%로 해마다 급격히 상승해왔다.

유동성 위축시 긴급자금이 얼마나 되는가를 나타내는 외채에 대한 외환
보유액의 비율은 지난해 31.6%로 94년 당시의 멕시코(4.7%)에 비해서는
높지만 문민정부 출범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보유액으로 수입대금 지불능력을 나타내는 수입액에 대한 외환보유액의
비율도 22.1%로 멕시코(8.9%)보다 높지만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지난해 GDP대비 경상수지 적자비율(마이너스 4.7%)과 외채비율(20.8%)
도 멕시코에 비해 아직 낮은 편이지만 유동성 위기가 확대될 경우 지금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외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국내저축률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유동성 위기에 대한 자체
해결능력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재정수지마저 지난해부터 적자로 반전돼
유동성 위기관리능력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 박영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