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업체간 고객확보경쟁이 전면전으로 번지고 있는 국내 유통시장.

뉴코아백화점이 전세계에 걸친 점포망과 거대 자본력을 갖춘 프랑스계
유통업체 까르푸 "타도"를 선언했다.

"한국 기술,한국 자본"을 기치로 국내에서 만큼은 세계적인 유통공룡을
이겨 보겠다는 각오이다.

올해 65세의 노익장 이석형 뉴코아백화점사장.

유통업계에서 가장 많이 일하는 5천여명의 전사들을 독려하느라 퇴근시간이
밤 12시를 넘기기 일쑤다.

불경기의 그늘과 한보사태등으로 인한 경제환경악화도 부담스럽다.

이 와중에 골치아픈 일이 하나 더 늘어났다.

시중에 "뉴코아의 부도가 임박했다"는 악성루머들이 떠돌아다니기 때문이다.

지난해말부터 띄엄띄엄 들리던 소문은 날이 갈수록 더욱 부풀려져 몹시
씁쓸하다.

이사장은 최근 뉴코아가 온갖 구설수에 휘말린 것을 "호사다마"라고
표현한다.

뉴코아의 위상이 갑작스레 높아지면서 업계 내부에서 강한 경계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사장은 이런 풍문에 맞대응하지 않기로 했다.

이사장은 1,2금융권의 부채상환과 거래처 어음결제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달초 시작한 세일행사는 하루 1백억원이상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순항하고
있다.

4월 금융위기설에 대비, 만기 80일로 연장한 어음도 5월이후엔 종전처럼
20일짜리 어음이나 현금결제로 환원시킬 계획이다.

시중 자금사정을 감안, 하반기에 문을 열기로 한 점포를 모두 내년에
개점하기로 했다.

이사장이 자신감을 보이는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최근 자산재평가를 통해 자본금이 3천3백억원 규모로 늘면서 부채비율이
9백%선에서 3백50%로 대폭 하락, 재무구조가 더 튼튼해졌기 때문이다.

자산규모도 3조원을 웃돌것으로 보여 대기업그룹순위도 지난해 29위에서
올해 25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뉴코아는 그동안 "유통업계의 도깨비" "붕어빵 제조기"등의 별명으로 불려
왔다.

"할인점 24시간 영업"처럼 남들이 생각지도 못한 일을 서슴없이 해치우거나
단기간에 점포를 마구 지어낸다해서 얻은 이름들이다.

특히 지난 95년 6월 회원제할인점인 킴스클럽 첫 점포를 낸 이래 21개월여
동안 15개 점포를 개점한것은 유통업계의 "불가사의"에 속한다.

"뉴코아가 급성장할수 있었던 것은 "품앗이문화" 덕택이죠. 임직원들이
마치 한동네 사람처럼 힘을 합쳐 일을 해치우면서 앞만 보고 달려 왔다는
얘기입니다. 세계 초일류기업은 못되더라도 국내 유통시장 만큼은 기필코
지켜낼 것입니다"

그의 각오대로 신토불이 유통기술로 안팎의 회오리를 헤치고 얼마나
소비자들을 사로잡을지 주목된다.

< 강창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