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식 한국은행총재는 7일 "개방시대를 맞아 세계금융시장이 빠르게
통합되고 있는 추세에 맞춰 아시아.대양주국가들은 이 지역 11개 중앙은행
이 참여하는 EMEAP(아시아.대양주 중앙은행임원회의)를 창구로 활용, 금융
협력을 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총재는 이날 홍콩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과 홍콩중앙은행(HKMA)
공동주최의 세미나에 참석,"아시아 금융통합진전에 대응한 정책과제"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총재의 이같은 제안은 최근 일본의 주도로 미국 중국 홍콩 일본등 아.태
지역 6개국의 외환담당자 모임이 정례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한국은
여기에도 초청받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총재는 "금융통합이 급속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각국이 통화위기의 발생과
그 전염을 막기 위한 지역협력을 추진할 필요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지역의 경우 아시아판 국제결제은행(BIS)의 설립 아이디어가
제기되는등 다양한 금융협력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지난 91년
설립돼 아시아및 대양주의 11개 중앙은행이 참여하고 있는 EMEAP가 아시아
지역에서 보다 광범위하고 실질적인 금융협력을 위한 창구로서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이총재는 특히 이 기구는 작년부터 총재회의를 개최하고 있으며 실질적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실무작업반도 활동중인 데다 상설사무국 설치도
논의되고 있다며 지역협력의 창구로서 적절함을 지적했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