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과 외압을 배격하되 제대로 안되면 자리를 그만둘 각오"

7일 제일은행 주총에서 신임 은행장으로 선임된 유시열 행장은 첫소감을
"청탁과 외압배격"으로 시작한다.

이를 위해 개인보다는 제도와 시스템을 중심으로 모든 업무를 처리하겠다
는게 유행장의 구상이다.

예컨대 직원인사는 인사위원회를 중심으로, 여신심사는 여신심사위원회를
중심으로 처리하고 은행장의 의견은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유행장은 실제 은행장으로서 처음 실시한 임원인사를 현임원과 부부장 21명
으로부터 각자 5명씩을 추천받아 다득점자 4명을 임원으로 선임하는 등 이런
철학을 실행에 옮기려한 노력을 보여줬다.

유행장은 "외부에서 온 만큼 제일은행에서 뼈를 묻는다는 각오로 가급적
빨리 제일은행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직원들과 대화의
시간을 정례화, 직원들의 의견을 경영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은행을 위해 몸을 던져 일하고 <>도덕적으로 청렴하며 <>고과평가
에서 실적이 뛰어난 사람을 등용하겠다고 인사원칙도 밝혔다.

유행장은 한보철강 우성건설 등 산적한 문제에 대해선 "좀 더 살펴본 뒤에
결정하겠다"고 즉답을 회피했지만 "단기업적주의를 지양하고 은행과 금융산업
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할테니 지켜봐달라"고 의지를 나타냈다.

38년 경북 안동 출신.

경기고 1년 수료후 대입검정고시에 합격, 곧바로 서울대 법대에 진학한
수재.

61년 한국은행에 입행한뒤 임원부속실장 국제금융부장 외환관리부장
자금부장을 거쳐 지난 89년 이사로 승진했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