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로 대화하자"

선우영석 한솔무역 사장(53)은 "yssunwoo.@corp.hansol.co.kr."이라는
인터넷 전자우편주소로 해외지점을 포함한 전사원들과 항상 연결돼 있다.

그는 매일 아침 출근과 동시에 전자우편함부터 열어 사원들이 보낸 각종
보고를 접하고 필요한 경우 PC앞에서 직접 답신을 작성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선우사장은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사내에 인터넷 전용선을 개통하고
전 사원에게 전자메일 주소를 부여했다.

이 일이 끝나면 자신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전사적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작업의 진척도를 점검한다.

이는 전체 사원이 PC를 이용해 모든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15억원을 투입, 구축중인 이 시스템은 수출입 통관업무,
은행과의 업무협의, 팩스수신과 발신, 각종 정보의 열람및 검색 등을 PC
한대로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달부터 시험가동에 들어가 올 연말께 완성될 이 시스템은 무역업무에서
특히 많은 페이퍼워킹 등 단순 반복적인 업무비중을 절반가까이 줄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의 지론대로 전체 사원이 PC로 말하고 PC로 얘기를 듣는 시대를 열게
되는 셈이다.

그는 이같은 업무 효율제고로 생기는 여유시간에 대해서는 지원제도를
만들어 자기계발에 투자토록 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선우사장은 이처럼 회사 전산화를 강력히 추진하면서도 PC분야에서 자신의
실력을 기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바로 지난 3일 개강한 고려대 컴퓨터과학기술대학원 최고위 정보통신과정에
등록, 체계적으로 PC를 비롯한 정보통신관련 교육을 받기로 했다.

"인터넷에 개인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보다 자유롭게 취미인 골프 등 자료를
검색할수 있는 능력배양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가족들과 노래방 등을 즐길수 있는 PC의 잔재미도 익혔으면 하고요"

그가 PC를 접한 것은 89년초.

전에 근무하던 회사에서 업무 추진을 하며 필요에 의해 배우게 됐다고.

그래서 업무 이외의 분야에서 PC활용에 대해서는 약간 어색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시간이 날때마다 자녀들과 어렵긴 하나 PC게임도 즐긴다는 선우사장은
신세대와 대화하고 이해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 PC를 통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PC를 모르는 것은 50년 한국전쟁 직후를 살아가는 것과 비슷해요.

PC를 접하고 성취감과 행복을 맛보는 것만이 건강한 삶을 위한 전제조건
이지요"

선우사장이 펼치는 PC 예찬론이다.

< 글:윤진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