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시대를 앞당기는 MMX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세계최대의 컴퓨터칩 제조업체인 인텔에 이어 사이릭스 AMD등이 잇따라
MMX기술을 채용한 CPU(중앙처리장치)를 내놓았다.

이에따라 지난1월8일 인텔이 "MMX기술구현 펜티엄칩"(이하 MMX칩)을
발표하면서 시작된 멀티미디어시대가 한층 더 빠르게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

컴팩 도시바 NEC 히타치등 세계유수의 컴퓨터메이커들은 인텔이 올초
이제품을 발표하자마자 일제히 MMX칩내장 PC제품을 발표하고 나섰다.

국내에서도 현대 삼성 삼보 대우통신등 "빅5"가 MMX칩 내장PC를 올해의
히트메이커로 점찍고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MMX(MultiMedia eXtention)칩은 기존 CPU에
DSP(디지털신호처리)장치의 일부기능을 첨가한 것으로 인텔의 컴퓨터칩
시장에 대한 야심과 맞물려 있는 작품.

인텔은 이전에도 MMX와 비슷한 시도를 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세계 컴퓨터용 칩시장을 독점하려는 인텔은 CPU만으로는 꿈을 이룰수가
없다고 판단, DSP칩기능도 한꺼번에 발휘하는 칩을 만들기로 했다.

인텔은 우선 DSP칩이 담당하는 멀티미디어나 통신에서 필요한 빠른
연산처리기능을 대체할 새로운 개념의 CPU, 즉 NSP(Native Signal
Processing)칩을 발표했다.

그러나 NSP칩은 게임과 그래픽분야에서 멀티미디어기능을 일부 충족시키는
기능을 발휘했으나 DVD(디지털비디오디스크)나 디지털위성방송 3D게임등
본격적인 멀티미디어분야에서는 한계를 드러냈다.

인텔은 이에따라 CPU의 캐쉬메모리를 2배로 확장하고 비디오 오디오
그래픽분야의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하드웨어적 명령어 57개를
CPU에 포함시키는 작업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은 인텔의 MMX펜티엄칩이 동일한 클럭속도의 펜티엄칩에 비해
60%이상 향상된 기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미지처리는 5배이상 빠르며 비디오부문은 80%, 오디오분야는
1백%빨라진 것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3D그래픽분야에서는 거의 속도차이가 없는것으로 조사됐다.

인텔 호환칩생산업체인 사이릭스사도 최근 MMX기능을 가진
"GX마이크로프로세서"를 발표했다.

이 제품은 자체 개발된 소프트웨어명령으로 제어되는 방식을 채택,
주변기기의 기능을 대신하는 가상시스템구조(VSA)로 돼 있다.

따라서 CPU가 별도의 사운드카드나 그래픽카드가 없이도 멀티미디어기능을
어느정도 지원할 수 있다고 사이릭스측은 설명했다.

이회사는 "MMX급 PC의 가격이 1천달러대로 떨어지게 됐다"고 밝혔다.

GX칩 내장PC는 컴팩사에 이어 삼성 삼보대우통신등 국내업체들도
개발을 거의 완료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AMD사(어드밴스트마이크로디바이시스)도 내달1일 펜티엄프로 프로세서의
처리속도에 MMX기능까지 구현할 수 있는 "K6"칩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칩은 AMD가 경쟁업체인 넥스젠사를 인수한 후 발표한 제품으로 인텔의
MMX칩을 대적할 가장 경쟁력있는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AMD코리아는 이 제품을 펜티엄프로칩보다 20~25%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예정이며 현재 한국내 PC제조업체들과 제품공급을 놓고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 박수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