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맥주의 소주시장진출은 국내주류시장이 "빅3체제"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두산과 진로에 이어 조선맥주가 소주와 맥주, 양주를 모두 취급하는
종합주류회사로 거듭 나면서 향후 술시장은 이들 3사를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될 전망이다.

주류회사의 영업사원들은 소주, 양주, 맥주를 육.해.공군에 비유한다.

세가지 주종을 함께 들고있어야 시장개척에 우위를 점할수있기때문이다.

두산, 진로, 조선맥주등 주류3사가 종합주류사로 변신하기위해 지난
92년부터 사력을 다한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지난 92년 소주전문업체인 진로가 맥주제조면허를 취득한데 이어 지난
93년 OB맥주가 경월소주를 흡수합병했고 이번에는 조선맥주가 보배소주를
인수했다.

종합주류사는 유통망장악과정에서 그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있다.

세가지 주종중 인기상품을 내세워 1차거래선인 도매조직을 밀어부치고
있다.

도매상들은 인기제품을 한상자라도 더 확보하기위해 주종불문하고
종합주류사제품을 받고있는 실정이다.

반면 소주하나만을 취급하는 지방소주사의 사정은 열악하다.

한가지 주종만 다루다보니 히트상품을 낼 확률이 낮고 외형이 적어
영업력도 뒤질수밖에 없다.

올들어 지방소주사들의 도미노현상이 가속화되고있는것도 이때문이다.

대형주류사의 소주사냥에서 살아남은 금복주(경북), 대선(부산),
무학(경남), 백학(충북), 보해(전남), 한일(제주)등 6개 지방소주업체들은
저마다 결사항전 의지를 다지고있다.

그러나 의욕에 비해 전도는 밝지않다.

지난 연말 헌재의 위헌판결로 그동안 지방소주시장의 보호막역할을
했던 자도소주 50%의무구입제가 사실상 폐지된데다 지방소주사를 상대로한
추가합병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있기때문이다.

진로의 충북소주인수가능성이 그것이다.

진로는 그 가능성을 일축하고있으나 카스맥주공장과 증류식 소주공장으로
충북에 확고한 기반을 구축한 만큼 경영기반이 취약한 충북소주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손을 뻗칠 공산이 크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서명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