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시행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회피하기 위해 지난해 거액예금주들
의 "예금쪼개기"가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5월 실시된 신탁제도개편 영향으로 금전신탁의 증가세는 크게
둔화된 반면 은행계정예금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가장 인기를 모은 상품은 은행계정에선 상호부금, 신탁계정에선
가계금전신탁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만기가 3년이 넘는 장기성예금의 비중도 높아지는 추세를 보여
금리의 하향안정화 추세와 함께 장기예금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96년중 은행 수신동향(확정)"에서
나타났다.

<> 예금쪼개기 활발

=금융소득종합과세의 대상이 되는 일반인들의 예금쪼개기가 활발했다.

예금액이 5억원이 넘는 계좌수가 95년말 8만9천계좌에서 작년말에는
8만7천계좌로 감소한 것이 단적인 예다.

반면 종합과세대상에서 제외되는 1억원초과 5억원이하인 계좌수는 95년말
30만5천계좌에서 지난해말에는 37만계좌로 6만5천계좌나 늘었다.

물론 거액계좌중 상당수는 종합과세대상이 되지 않는 기업이나 법인이긴
하다.

그렇지만 이같은 수치로만 보면 5억원이 넘는 예금주중 상당수가 5억원이하
예금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할수 있다.

실제 일반인이 대다수인 은행계정의 5억원초과계좌수는 95년말 2만9천계좌
에서 작년말에는 2만3천계좌로 줄었다.

금융계에서는 5억원이 넘는 8천7천계좌중 4만계좌가량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는 개인예금으로 추산하고 있다.

<> 금전신탁 증가세 둔화

=작년 5월 실시된 신탁제도개편 영향으로 신탁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지난해 금전신탁은 26조2천20억원증가, 95년 증가액(31조4천7백6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은행계정 증가액은 95년 19조3천7백80억원에서 96년 23조5천8백80억원
으로 늘었다.

계좌수로도 은행예금이 1천1백75만계좌 증가한 반면 금전신탁은 3백77만계좌
늘어나는데 그쳤다.

계좌당 평균금액은 저축성예금이 95년말 1백21만원에서 작년말 1백28만원
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금전신탁은 1천42만원에서 9백59만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CD(양도성예금증서)의 계좌당 평균금액도 1억9천4백만원에서 1억6천3백20만
원으로 줄었다.

<> 인기상품

=은행계정에서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진 상품은 상호부금.

이 상품은 작년 한햇동안 10조4천9백억원 증가했다.

이어서 <>저축예금 4조6천3백40억원 <>정기예금 4조6천2백90억원 <>정기적금
3조6천8백80억원 <>가계장기저축 1조9백80억원순이었다.

신탁계정에선 가계금전신탁이 12조20억원 늘어 증가세가 가장 컸다.

불특정금전신탁과 특정금전신탁도 각각 6조9천30억원과 5조6천3백20억원
늘었다.

그러나 노후생활연금신탁과 기업금전신탁은 각각 1조3천4백60억원과
7천3백억원 감소했다.

<> 장기예금의 정착가능성

=만기가 3년이상인 장기예금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전체 정기예금계좌에서 3년이상 정기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95년말 49.2%
(금액기준 18.3%)에서 작년말에는 61.8%(금액기준 23.3%)로 높아졌다.

3년이상 정기적금의 비중도 계좌수기준 38.4%에서 50.5%로, 금액기준
64.2%에서 74.2%로 각각 높아졌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