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설비 시장 개방과 더불어 올들어 외국 전력기기업체들이 잇따라
국내에 신규 진출을 추진하거나 사업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관련시장이 국내외 업체들의 치열한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위스의 다국적기업인 ABB사의 한국법인
ABB코리아는 최근 충남 천안에 총 1만7천5백평의 부지를 확보, 종합
산업전기.전자제품 공장을 건설중이다.

ABB코리아는 여기서 송배전설비와 공조설비 분산제어장치(DCS) 등을
생산, 국내에 판매하는 것은 물론 아시아지역 등에 수출할 예정이다.

이회사는 또 영업능력 강화를 위해 효성ABB 등 국내 합작회사의 지분을
회수, ABB코리아로 단일화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슈나이더그룹이 인천에 현지조립공장을 확보한 것을 비롯 지멘스 옴론
알렌브랜들리 등 굴지의 기업들도 국내에 생산공장 건설을 계획중이다.

미쓰비시 히타치 등 일본업체들의 경우 오는 99년 수입선다변화품목이
해제될 것에 대비해 국내 영업망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외국 산전업체들이 국내 영업망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를
최근 전력기기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아시아지역에 대한 생산및 수출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높은 한국을 생산기지로 삼아 국내는 물론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외국기업들의 이같은 대한진출확대에 맞서기위해 LG산전등 국내
관련기업들도 신제품개발, 해외신시장개척, 제3국진출등 대응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종수 LG산전 사장은 "외국업체들이 최근 그동안 소형 단품을 수입,
국내에 판매해 왔으나 최근엔 국내에 생산공장을 짓고 이곳에서 대형품을
생산, 시스템 위주로 판매하는 영업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