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만km 주행 문제없어요"

진로하이리빙의 장승진사장(47)은 지독히 차를 사랑한다.

그가 내미는 명함만 봐도 이점을 금방 알 수 있다.

그의 명함에는 로얄슈퍼살롱과 함께 찍은 사진과 "국내 최고주행기록
차량 소유자"라는 글씨가 박혀있다.

장사장이 몰고다니는 로얄슈퍼살롱의 총주행거리는 이미 75만 를
넘었다.

서울과 부산을 무려 1천6백40번이나 왕복한 셈이다.

보통 국산차의 평균차령이 4~5년, 10만km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기록이다.

"사람들은 저보고 지독하다고 말합니다.

같은차를 9년이상이나 타고 다니니 말이죠.

하지만 아직 운전하는 데 잔고장을 제외하면 큰 문제가 없어요.

1백만km를 넘을 때까지 탈 생각입니다"

장사장이 로얄슈퍼살롱을 구입한 것은 지난 89년.

4만km를 뛴 친구차를 인수해 매년 10만km이상을 달렸다.

(주)바텔 대표이사, 아남대리점 관리소프트웨어 담당, 진로하이리빙
사업주를 겸임하고 있는 장사장은 한달에 보통 20일을 지방에서 보낸다.

그런 만큼 로얄슈퍼살롱은 그에겐 또다른 집이나 다름없다.

"차안에서 사무를 보는게 대부분이죠.

심지어는 잠을 자거나 식사를 해결할때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차는 저의 분신이나 다름없습니다.

주위에서 차를 바꾸라는 말을 들을때마다 웃어넘기는 것도 이때문이죠"

70만km가 넘도록 차를 몰고 다닌다는 소식을 들은 대우자동차가 신차
라노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제의에도 장사장은 단호히(?) 거절의
뜻을 전했다고.

다만 요즘은 잔고장이 잦아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정비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관리만 제대로 해주면 좋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오랫동안 같은 차를 운전하게 된 비결을 묻는 질문에 장사장은 "고장이
발생할때도 될수 있으면 부품을 바꾸지 않는 게 차수명을 오래가도록 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부품을 바꿀 경우 일시적으론 좋을 지 모르지만 오히려 차의 상태를
불완전하게 만든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운전할때는 항상 양보하는 운전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장사장은 로얄슈퍼살롱의 총주행거리가 1백만km를 돌파하는 시점까지
운행한 후 대우자동차에 기증하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