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도서관"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세계 주요 도서관들이 인터넷에 가상 도서관을 개설, 도서관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가 일반화 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세계 각지의 도서관DB (데이터베이스)를 연결, 인터넷을
통해 도서를 소개하는 "사이버 도서관 사업"이 등장하기도 했다.

인터넷 가상 도서관은 최근까지만 해도 각 도서관의 소장 도서목록을
제시하는 원시적 차원의 디지털 도서관 형태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한 목록제시 차원에서 벗어나 문서 전체를 텍스트
또는 이미지로 DB화, 서비스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사이버 도서관"인 셈이다.

네티즌들은 PC를 통해 세계 도서관에 쌓인 도서를 검색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출력, 보관할수 있게 된다.

대학생 연구원들은 사이버 도서관에서 필요 문헌을 찾아 이를 학위논문에
직접 응용할수도 있다.

미국의 인터넷도서관 서비스기관인 OCLC가 제공하는 "퍼스트서치"는
사이버 도서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 기관은 70여개국 2만3천여개 도서관을 인터넷으로 연결, 세계 최대의
사이버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이 아닌 기관이 사이버 도서관을 개설, 운영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OCLC 홈페이지 (http://www.ref.oclc.org:2000)로 들어가 검색란에서
"south korea and ys"를 입력하면 김영삼 대통령에 관한 도서목록이
화면에 나타난다.

국내 출판사인 김영사가 지난 93년 출간한 "개혁과 대통령, 참다운
개혁을 열망하는 한 관찰자의 YS개혁평가와 문제점 극복을 위한 대안"
이라는 책은 그중 하나.

OCLC홈페이지는 세계 거시경제 및 산업현황, 아시아 지역정세 등에 관한
각종 서적 논문 등도 제공한다.

서적의 경우 소장 도서관, 간단한 요약, 저자 및 출판사 등이 그림과
함께 제시된다.

논문의 경우는 전문이 서비스되기도 한다.

미국 의회도서관등 세계 주요 도서관 역시 텍스트와 화상 음성 등을
함께 제공하는 멀티미디어 사이버 도서관을 경쟁적으로 개설, 운영중이다.

국내 도서관이 개설한 사이버 도서관은 소장하고 있는 도서목록을
제공하는 초보적인 수준.

그러나 최근들어 우리나라에서도 고차원의 사이버 도서관 개설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도서관중 가장 먼저 소장 문헌을 디지털DB화, "디지털 도서관"의
지평을 열었던 LG상남도서관은 최근 DB접근 방식을 인트라넷 환경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상남도서관은 이 작업이 끝나는 대로 도서내용 전체를 담은 DB를
인터넷에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정보기술이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연구개발정보센터 KAIST
과학도서관 한국학술진흥재단 등 주요 5개 도서관을 대상으로 추진중인
전자도서관 구축사업은 국내 사이버 도서관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각 도서관의 DB가 동일한 표준으로 구축돼 소장
문헌을 쉽게 검색할수 있게 된다.

사이버 도서관은 전세계 네티즌들의 독서 패턴을 바꿔가고 있다.

< 한우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