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 소설집 "날아라 거북이!"의 저자인 박덕규씨(39)는 네티즌들
사이에 "온라인 문학평론가"로 통한다.

하이텔 문학관에 마련된 "박덕규의 소설 코멘터리"와 "문화 에세이"
등에서 보여주는 그의 날카로운 평론은 정평이 나있다.

그는 또 하이텔 문학관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문학계의 좋은 작품을
선정, 네티즌들에게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매일 PC통신 대화방을 뒤져 네티즌들과 문학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이는
것도 그의 빼놓을 수없는 일과.

하이텔 문학관이 서비스하는 "이달의 테마문학"의 주제를 설정하고
작가를 섭외, 그들에게 통신의 속성을 알려줘 양질의 문학창작을 유도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하이텔 문학관에 장편소설을 연재한 작가들의 면면에서도 그의
통신문학에 대한 관심과 애착을 엿볼 수있다.

복거일 한수산 주인석 박상우 이순원 윤대녕씨 등 현대의 대표 작가들이
하이텔에 소설을 연재해왔다.

2월부터 3개월동안은 이승우씨의 "봄날은 간다"가 매일 게재되고 있다.

그가 온라인 문학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3년.

서적 및 문학정보를 얻기위해 PC통신을 이용한 것이 계기가 됐다.

누구나 필자이고 동시에 독자가 될수 있는 PC통신의 매력에 끌려 곧
통신의 세계에 깊이 빠져들었다.

그는 "문학계에서도 온라인 문학의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다"며 "통신을
통해 문단데뷔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문학활동을 할수 있다는 것은
문학인들에게 획기적인 전기"라고 말한다.

또 자유롭고 민주적인 상상과 표현이 가능한 가상공간은 한차원 높은
문학창작을 위한 비옥한 텃밭이라고 덧붙인다.

그러나 상업주의와 인기에 영합, 조회횟수를 높이기 위해 선정적인
쓰레기 글들을 양산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온라인 문학을 정서나 상상력의 단순한 배설행위로 악용하는 것은
통신인들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통신문학이 인쇄문학을 넘어 문학의 지배적 형태로 등장하려면 기존
책이 제공하는 기능에 더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줘야 합니다.

인류의 친구인 책과 컴퓨터를 연계해 한차원 높은 문학세계를 만들어
나가는게 통신문학인들의 임무입니다"

그는 추천작품과 문예계소식을 담은 온라인 문학신문을 발행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또 온라인 문학의 활성화를 위해 "통신문학의 현황과 전망"이란 주제로
정통 문인들이 참가하는 심포지엄도 개최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