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규제가 적고 행정절차가 간소화된 국가가 대체로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은행이 27일 세계 44개 주요 무역국의 1975~95년중
경상수지 동향과 경제적 자유도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이 분석에 따르면 경상수지 적자로 수년간 허덕이다 최근들어 6년이상
흑자를 나타낸 경상흑자 전환국들은 한결같이 경제적 자유도가 한국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흑자기조 정착국중 싱가포르는 지난 88년전까지 13년간 고질적인 경상적자
에서 헤어나지 못하다 88년부터 8년간 흑자를 기록했는데 미국의
헤리티지재단이 조사한 경제적 자유도는 세계 1백50개국중 2위로 한국의
27위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또 덴마크도 지난 89년까지 15년간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다 90년
부터 연속 6년간 흑자를 내고 있다.

덴마크의 경제적 자유도는 11위로 역시 우리보다 높다.

지난 84년까지 8년간 경상적자를 면치 못했으나 85년부터 11년간 흑자기조
로 돌아선 벨기에도 경제적 자유도가 16위로 양호한 편이다.

아일랜드 역시 지난 86년까지 12년간의 적자상태에서 벗어나 87년부터
9년간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데 경제적 자유도가 우리보다 7단계가 높은
20위로 평가됐다.

한은은 이 분석결과 흑자기조 정착국으로 전환된 국가들의 경제적 자유도는
세계 1백50개 국가중 대체로 20위 이내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은은 따라서 과감한 행정규제의 철폐 또는 완화 및 각종 행정절차를
지속적으로 간소화해 기업의 투자마인드를 활성화하는 것이 경상적자 해소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8일자).